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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행복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한가지

Time(천둥새) 2011. 10. 15. 17:31

 지난 주에 모내기를 끝내고, 드디어 고구마()까지 모두 심고 나니 올 상반기의 농사는 대충 마무리가 되어가는 듯 합니다. 이제부터는 한창 자라난 밭의 풀도 정리해서 두둑에 덮어주고, 구석구석 빈 땅에 콩과 팥 등을 심고 봄에 심었던 먹거리들을 거두면서 6월을 보내겠지요

 어제는 해거름까지 고구마밭 만든다고 쇠스랑질 하느라 손에 물집이 잔뜩 잡히고 몸도 피곤해서 오늘은 오전 한나절이라도 좀 쉬어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속 편하게 더 잘 쉬라고 비가 내려주네요. 덕분에 이렇게 한동안 못쓰던 칼럼도 씁니다. 어쩌면 칼럼 쓰는 일이 더욱 고된 정신노동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로 접어들수록 낮이 길어지다 보니 5년 전부터 입양해서 키우는 아들 달충이(래브라도리트리버)가 아침 햇살만 비추면 밥 달라고 짖어대서 도통 늦잠을 못 잡니다. 작년 말부터 모네타 상담코너에서 재테크상담을 하느라 매일 자정이 넘어서까지 주경야업(?)을 하는지라 아침잠이 무척 아쉬운데, 저 녀석이 이토록 도움이 안 되는 짓을 해버리니 요즘엔 한두 시간의 낮잠이 꼭 필요합니다. 속사정을 모르는 친구녀석들은 팔자 좋게 낮잠도 자고 부럽다 하지만 저에게는 생존을 위한 낮잠이랍니다. 저놈도 그 정도의 배려는 하는건지 낮잠 잘 때는 안 짖더군요. 이런 시골농촌에서는 남의 집에 불쑥불쑥 들이닥쳐도 주거침입죄가 안되므로 약간은 신경이 쓰입니다만 덩치 큰 저 녀석이 현관에서 듬직하게 지켜주니 마음 편하게 오수를 즐길 수 있답니다. 아침엔 원수덩어리, 낮에는 천사,. 참으로 아수라 같은 녀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법 굵은 비가 내리므로 이 참에 아예 화끈하게 여유를 즐겨보자고 해서 방마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거실 오디오의 베토벤바이러스 모음곡을 크게 켜고, 공정무역 유기농 커피를 마시면서 달충이 집 앞에 앉아서 사료를 한 개씩 던져주면서 놀고 있는데, 지나다 이 모습을 보신 이웃 어르신이 기가 막히신 듯 웃으십니다. 하기야 저는 일할 때도 가슴팍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고서 저장된 1,500여곡의 각종 노래와 음악 (조용필, 나훈아 부터 베토벤과 2NE1까지) 을 들으면서 일하니 로맨스농부니 건달농부니 하는 닉네임이 붙긴 했습니다만, 오늘은 유독 더욱 로망을 즐기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재테크와 무관한 이런 모습을 그려드리는 이유는 여러분도 때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아무 것에도 구애 받지 말고 해보시라는 취지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하지 말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쉴 때에도 다시 일할 것을 생각하면서 쉴 것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만큼은 쉬는 것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도 말씀 드렸듯이, 진정한 란 밥 먹을 때가 되면 밥 먹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똥 눌 때는 똥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일할 때는 지겹다며 퇴근시간만 기다리고, 집에서 쉴 때는 도로 회사 일을 생각하면서 출근할 일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일도 휴식도 제대로 해낸 것이 아닙니다. 성과도 잘 나지 않을 것이고, 산란한 마음으로 다른 것에 집중하면 곧 자신을 괴롭힌 결과가 되어 건강하게 살지도 못합니다.

아까처럼 오랜만의 망중한을 즐기다가 문득 도시의 친하던 동생들에게 논밭의 사진과 제 모습을 휴대폰으로 전송해줬더니 다들 부러워하더군요. 그러나 매일 이렇게 놀았다면 오늘 아침의 그런 여유가 그다지 진한 고마움까지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평소에는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고, 몸도 피곤하고 비도 오고 해서 궁합이 맞는 타이밍에 작정을 하고 쉬어버리니까 부러워할만한 여유가 된 것이겠지요.

이런 시골생활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돈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은 제가 도시에서 큰 돈을 모아서 바리바리 싸 갖고 내려간 줄 압니다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워낙 가진 것 없이 출발했던 터라 15년간의 직장생활을 퇴직하던 시점에도 생각보다 현금여유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퇴직 당시 담당업무였던 보험상품을 팔아먹는 짓은 제 인생관이나 가치관에도 안 맞으니 아무리 일을 잘하려 해도 보람도 없고, 세상에 대하여 당당하게 할 말도 없으니 그저 세상에도 좋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던 농사를 짓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내려온 것일 뿐입니다.

농사만으로는 당장 돈벌이가 안되니, 3년 정도는 어떻게 버틴다 해도 그 이후에는 월 100만원이라도 소득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물론 저도 농사 외에도 다른 돈벌이가 될 것들을 찾고 있습니다. 역시 산과 들에서 찾아내려고 하지요. 100만원을 벌면 그에 맞춰 쓰고, 50만원만 벌게 되더라도 그에 맞춰 쓰겠다고 작정해버리니 결국 내게 중요한 것은 소박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열쇠일 뿐, 어떠한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건강한 육체를 갖고 있음에 감사할 밖에요.

도시를 떠난 지 1년 남짓된 지금, 그전의 실적경쟁, 자연수탈, 돈 따위에서 해방되어버리니 어엿한 자유인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상사 눈치 볼 것도 조직의 굴레도 없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와도 무관하게 살 수 있고, 탁한 공기와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을 안마셔도 되고 세속적인 인기, 지위, 자가용, 휴대폰, 문명편의도구 등이 있어도 때로는 아예 없어도 살아가는데 별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으니까요. 인생을 너무 고상하게 살아야겠다고 집착하고, 몸을 편하게 해서 남들보다(처럼) 잘 살아 보려고 욕심을 내니까 그렇게 살아야 했을 뿐, 그런 것들을 탁 놓아버리니 이렇게 삶이 자유롭고 고마운 것인 것을그런 이치를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도시의 문명생활이 좋아서 사는 분들에게는 그곳이 천국이고, 그곳이 싫은 제게는 그곳이 지옥입니다. 즉 자기가 좋아하면 밀림이나 쥐와 벌레가 우글대는 지하감옥도 천국이 되는 것이고, 자기가 싫어하면 텐프로룸싸롱이나 백화점VIP, 페라리스포츠카 안에 있더라도 그곳이 지옥이 됩니다.

훗날 제가 일정 수준의 수행이 되어서 대도시 같은 사람 많은 곳에서 많은 중생들을 구제하고자 한다면 도로 도시가 천국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이치를 알아서 여러분들도 현재 자기가 있는 곳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좋아해버리면 천국이 될 수 있음을 아시기 바랍니다. 왜 자기가 자기모습을 사랑하지 않고 현재 처한 곳을 지옥으로 만들려고 하십니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마 99%이상이 저보다 소득도 많고, 육체노동은 덜 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저 같은 저소득단순노무자를 부러워하십니까?


 
다시 말씀 드립니다만 여러분이 계신 바로 그곳이 천국입니다. 싫어하는 그 한 생각을 탁 돌려 깨우쳐버리는 찰나에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뀌는 것이니, 지난 밤에 잠 잘 잤고, 오늘 아침 밥 잘 먹었고, 오늘밤에도 잠잘 곳 있음에 감사하게 되면 내일의 골칫거리와 내년의 문제, 노후대책문제는 아무런 걱정거리가 못됩니다.

미래의 일은 미래가 되어봐야 압니다. 당장 한 시간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어리석은 지금 수준의 머리로는 아무리 미래를 예측, 대비하려고 해도 막상 그 때가 되면 만족할 만한 대처를 못합니다. 늙어서 돈 없으면 고생이다~라는 우려는 당장 고생스러워서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고생을 면하게 해줄 수단이라는 집착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말입니다.

만약 어떠한 사람이 몸 속에 암세포가 있어도 아직 진단을 받지 않아서 암의 존재를 모르면 태평하게 잘 살아갑니다만, 진단해서 암을 발견하면 그 순간부터 죽는다고 난리를 칩니다. 이러한 고통은 암세포의 유무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지어낸 고통이란 말입니다. 오히려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이야~ 그 동안 몰랐던 암을 발견하게 되었구나. 참 다행이다. 이제 살수 있겠다라면서 감사해야 합니다. 실제로도 이런 마음을 가져야 암을 치유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을 길러 보세요. 죽도록 철학을 공부하고 매 주말마다 교회, 절 다닌다고 저절로 이런 힘이 길러지는 게 아닙니다. 자신의 無智를 인정하고, 이 세상 삼라만상의 것들이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공존공생의 마음만으로도 이런 힘이 생깁니다. 순간순간 자신의 상태에 깨어있도록 하는 수행을 하면 이 힘이 점점 커집니다.

자신이 하는 생각과 행동의 인과를 자기도 잘 모르는 것이 무지입니다. 무의식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게 자신의 중심을 딱 잡고 순간순간 올라오는 탐욕과 분노 짜증, 게으름 등의 무의식(까르마)을 알아채고 그 녀석을 움켜쥐지 말고 탁 던져버려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경지가 되어 현재 자신의 자리가 곧 천국이 될 수 있도록 저도 작은 힘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출처 : 텐인텐[10년 10억 만들기]
글쓴이 : peterp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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