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이나 주거용 부동산 투자 시에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될 사항중의 하나가 바로 ‘대지 지분’, 즉 땅의 크기이다. 예전에는 주로 교통, 교육, 환경, 편의시설, 전용면적 등 입지조건과 시설의 편의성을 따져보는 것이 아파트 선택 기준의 전부였지만 지난 4~5년 동안 전국에 재건축, 재개발 열풍이 불면서 추가된 것이 바로 대지 지분이다. 최근에도 뉴타운 지구와 균형발전촉진지구에 대한 관심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하는 항목이다.
대지 지분이란 한마디로 ‘아파트가 갖고 있는 땅의 면적’을 의미하며 이 대지 지분은 아파트 단지 전체의 대지 면적을 가구 수로 나눠 등기부 등본에 표시되어 있다. 잠실, 개포 등 오래된 주공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요지에 위치해 있고 저층이기 때문에 대지 지분이 다른 단지에 비해 월등히 넓어서 재건축을 하게 되면 수익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 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흔히 아파트 가격을 비교할 때 ‘평당 가격’을 많이 따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대지 지분에 따른 평당 가격’이다. 바꿔 말하면 실제 땅에 대한 평당 가격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만약 위치가 비슷한 곳에 평수가 같은 두 단지가 있는데 가격도 같다면 어떤 아파트를 구입해야 할까? 당연히 대지 지분이 넓은 아파트를 사야 한다. 평당 가격보다는 전용 면적당 가격이, 전용 면적당 가격보다는 대지 지분당 가격이 아파트 가치를 보다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번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그림 1.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의 대지 지분>
위 그림1에서 (대지권의 표시) 부분을 보면 ‘대지권비율’이라는 항목이 있고 239225.8분의 53.9 라고 기재되어 있다. 앞의 숫자는 은마아파트 단지의 총 면적을 의미하고 뒤의 숫자는 해당 동호수의 대지 면적을 의미한다. 표시단위는 ㎡이므로 평수로 환산하면 각각 72365.8평과 16.3평이다. 결국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짜리의 대지 지분은 16.3평이라는 얘기가 되고 시세가 10억이라면 대지 지분에 따른 평당가, 즉 땅값은 6,135만원이 된다.
그런데 이 6,135만원이라는 대지 지분 당 평당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일까? 아니면 저렴한 것일까?
언뜻 비싸게 보이지만 실제로 이보다 땅의 지분이 적은 아파트들이 비슷한 시세를 보이기 때문에 결코 비싼 것은 아니다. 다만 정책적으로 재건축의 승인이 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수익을 회수하는 시점이 연기되었고 그로 인해 시세가 주변에 비해서는 많이 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한편으로는 자금의 여유가 있는 투자자나 실수요자의 경우 여전히 보유를 하고 있다. 결국 버티기 국면이 되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10~15년 사이에는 재건축 시행에 따른 프리미엄이 한 두 차례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신규 아파트 분양 이전의 재건축 아파트나 재개발, 뉴타운 지구 내 빌라 또는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위의 사례처럼 주변의 비슷한 입지조건을 가진 주택의 등기부 등본을 꼭 열람해 보도록 하자. 취득하고자 하는 아파트 가격이 적정한 지의 여부를 스스로 비교할 수 있고 투자에 대한 감각을 키우며 결과적으로는 금전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재건축/재개발, 뉴타운 사업계획,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부동산 관련 세제의 변화, 예정되어 있는 아파트 공급물량, 금리 및 대출 조건의 변화, 인구 추계에 따른 주택 수요의 변화 등을 함께 고려하면 부동산 투자의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