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오랜만입니다. 늘 마음은 여기 텐인텐에 머물러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더욱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어서 부득이 한동안(약 10개월쯤) 마음은 여기 있으되 몸이 떠나있었네요. 저간의 사정은 따로 변명할 기회를 빌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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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모으는) 사람은 많겠지만 돈을 참 잘 쓴다~ 라고 할만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까? 여기서 ‘잘 쓴다=많이 쓴다’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쓴다’는 뜻입니다. 절약만이 재테크의 지름길은 아닙니다. 너무 돈을 안써도 결과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볼 때도 있고, 분별없는 소비는 그야말로 파국의 왕도겠지요.
여러분은 돈을 잘 쓰고 계시는 편인가요? 건방진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 가슴에 손을 얹어놓고 자문해 보신다면 99%는 뜨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공돈을 잘 쓰는 사람
예상했던 월급이나 이자소득, 임대소득, 사업소득 외에도 살다 보면 별 노력 없이도공돈이 생기는 일이 심심치 않게 생깁니다. 저만해도 며칠 전에 OOO무료일간지로부터 원고 청탁이 들어와서 네댓 시간 정도를 할애하여 한달 분의 점심값과 교통비를 벌었으니까요.
여러분에게 이런 돈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계획에 없던 공돈이니깐 이 돈의 절반쯤은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게 한턱 찐하게 쏘시겠습니까? 저는 아내 몰래 이 돈으로 평소에 눈독 들여왔던 비교적 안전한 임베디드 기술종목 10주를 사려고 합니다. 만약 100만원이 생긴다면 정기예금에 묻어뒀을 겁니다. 공돈 100만원이나 내가 월급으로 받은 돈 100만원이나 둘 다 사용교환가치는 똑같기 때문이죠. 저와 친분이 있는 어느 보험설계사는 지난 달에 로또에 2등 당첨되어 받은 4천여 만원으로 혼다어코드라는 차를 샀더군요. 매월 실적에 쫓겨서 허덕이던 것을 떠올려보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소비심리입니다.
2. 최선의 선물
백화점이나 펜시점 등에서 파는 앙증맞고 고급스럽게 보이는 소품을 선물 받으면 일단은 누구나 헤벌쭉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받은 것이 있으니 나중에 그에 상응하는 선물로 되돌려 줘야 할 것을 더 부담스러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선물만으로 땜빵하자면 너무 얍삽하게 보일지 모르니 뭔가 준비를 하긴 해야 합니다.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받은 선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5천원 짜리 치약 칫솔셋트입니다. 회사에서 점심식사 후에 쓸 치약이 다 떨어져서 한동안 남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한 아르바이트학생이 제 생일날 선물하더군요. 쓰지도 않는 고급향수나 잘 맞지도 않는 남방을 사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받을 때만 기분 좋았을 뿐, 몇 주가 지나서도 기억나는 것은 치약뿐이었습니다. 의미 있는 선물은 꼭 아름답고 브랜드가 있거나 비싼 것일 필요가 없습니다. 받는 이에 대한 주는 이의 관심과 정성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값지고 의미 있는 선물이 되는 법입니다. 저는 누구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제가 읽었던 책 중 받는 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주곤 합니다. 물론 그가 안 읽어본 책으로 눈치껏 고르지요.
3. 돈 쓰는 순서
요즘 직장인들의 제일의 고민은 주택마련 일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이 빚을 안고 있던지 머잖아 빚을 지게 될 겁니다. 여러분은 월급을 받으면 제일먼저 어디에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지난달 카드사용대금결제? 주식투자?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 학원비?
무조건 대출을 최대한 많이 갚기를 바랍니다. 월 상환 원리금이 100만원 이고 월급이 300만원이라면 100만원만 갚고, 나머지를 생활비나 학원비로 쓸 생각보다는 최소한의 생활비를 뺀 나머지는 모두 대출을 갚는데 쓰는 것이 좋습니다. 20년 동안 정해진 대출금을 갚느니, 조금이라도 조기 상환하여 10년 만에 갚아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계의 Cash Flow를 훨씬 좋게 해줍니다.
만약 빚이 없는 상태라면 필수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저축합니다. 적어도 1억원 정도가 모일 때까지는 아이들 학원비니 부모님 용돈, 자동차구입 등을 최대한 늦추던지 줄이도록 합니다. 이런 순서를 정하는 바탕에는 소비의 중심을 [부부(가족전체) > 부모 > 자녀] 라고 정했기 때문입니다.
4. 결혼비용 아끼는 법
우리나라에서 특히 불필요한 관습에서 비롯된 과도한 결혼비용문제가 빈발합니다. 부모 된 입장에서야 집안의 가장 중요한 행사를 남들에게 흠 잡히고 싶지는 않을 테지만, 결혼식의 핵심은 [드디어 어른이 되어 가족을 이루는 신랑신부를 축복해 주는 것] 입니다. 이 핵심의미를 살릴 수만 있다면 굳이 분수에 넘치는 혼수가전이나 고급결혼식장, 예단, 예물 등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핵심의미보다는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과시욕을 앞세워서 가계재정에 상처를 입히고, 양가 어른들간의 앙금으로 인해 두고두고 피곤한 결혼생활이 이어지기를 바라진 않겠지요?
우리들부터라도 필요하지도 않은 예단과 예물은 용감하게 생략하고, 혼수가전은 그전에 멀쩡하게 쓰던 것을 쓰던지, 재활용센터나 인터넷 결혼카페를 활용해보면 예산의 1/3 수준으로도 얼마든지 당당하고 행복한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주궁합 안보고, 함들이 같은 것 없이 결혼하고서도 얼마든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커플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내일 새벽닭이 울기 전까지 1개 대대 정도는 소개해 드릴 수 있답니다.
5. 피해갈 수 없는 경조사비
지난 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가구당 경조사비로 연간 458,000원 정도를 지출한다고 합니다. 부조금으로 3.5.7,10만원을 준다든지 받은 만큼을 주는 등의 관례는 있지만, 어느 경우에도 정답이 있을까요?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참석하지 않고서 돈만 내는 것보다는 돈을 적게 혹은 안내더라도 꼭 참석하는 것이 혼주나 상주입장에서는 고마운 법입니다. 기왕 가는 것이라면 일찍 가고, 조문일 경우에는 첫째 날에 갑니다. 이렇게 되면 부조금의 액수가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부조금의 액수가 더 중요한 경조사라면 차라리 돈만 내고 안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제게 닥친 경조사만 아니라면 거리를 불문하고 꼭 참석합니다. 단 가야 할 경조사로서 4촌 이내의 친인척, 제게 도움 주었던 지인, 직장 내 같은 부서직원, 인간적인 관계로 자주 연락되던 친구와 선후배, 거래가 있었거나 거래관계가 확실시되는 거래처 입니다. 너무 야박한가요? 각자의 판단에 맡길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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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돈을 잘 쓴다는 것은 따로 정해진 메뉴얼이 없습니다. 다만 제 경험과 주변 선후배들의 조언을 정리한 것일 뿐이지요. 그러나 이나마도 돈을 쓰는 방법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것이 제가 여러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작은 노력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틈틈히 여러분들과 이런 테마를 가지고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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