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12억 원을 잃고도 철이 들지 않는 한 남자의 속사연을 들여다봤다.
4월 15일 방송된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서는 10년 전 주식으로 12억을 날리고도 천하태평하게 살고 있는 김민영씨를 만났다.
아내는 "돈 없을 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그 때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눈물을 흘렀다. 남편은 "직장 다닐 때 돈을 평범히 벌다가 주식으로 재산을 다 날라버렸다. 그 때부터 조금만 힘들면 바로 짜증을 낸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고졸에 가진 것 없던 시골뜨기 남편은 대기업 계열사에서 과장까지 달며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한 순간 주식으로 삶이 뒤바뀌었다. 처음엔 순풍에 돛 단 듯 잘 나가 4,000으로 12억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주식을 사들인 기업이 망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모은 돈을 다 잃고, 빚까지 떠안게 됐다.
그는 연봉이 "4,500만원이었다. 그런데 망하고 서울로 올라간다고 하니깐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더라. 그때는 가족들도 너무 매정했다. 다 돈 때문이다"고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다 눈물을 흘렸다. 결국 퇴직금으로라도 빚을 갚기 위해 남편은 회사도 그만둬야했다.
2011년 현재 남편은 0.75평의 작은 노점상에서 500원짜리 호떡을 판다. 월 매출은 750만원 정도다. 중절모에 양복와이셔츠, 나비넥타이까지 갖추고 호떡을 굽는 남편은 자타가 공인하는 '긍정맨'이다. 마술쇼에 노래까지 늘 유쾌하게 생활하는 건 물론, 호떡 1장이라도 배달하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화제를 낳으며 자기 이름을 딴 체인점도 열었다.
하지만 이런 남편의 모습이 아내는 영 못마땅한 눈치다. 눈에 불을 켜고 호떡을 팔아도 시원찮은 마당에 한 개 500원 짜리 호떡 팔아 얼마 남는다고 덤도 챙겨준다. 반면 이만하면 성공한 인생이라며 남편은 연신 허허거린다. 주식으로 한참 돈 맛을 보고 돈에 집착하다보니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그런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았으니 이제 더는 돈 욕심 부리지 않겠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이다.
남편은 "마누라가 나에게 불만이 많다. 만날 옛날 생각만 해서 그렇다. 아내는 트럭으로 돈을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돈이 있으면 행복한가요?"라고 오히려 반문한다. 반면 아내는 3딸 시집밑천에 노후 대책 걱정에 얼굴에 그늘이 가득했다.
김민영 씨는 "돈을 잃고 나서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다보니 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 매일 자살만 생각났다. 하지만 아내와 자식들이 생각나서 생각을 바꿨다. 내가 이걸 살아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주식으로 12억을 잃고 빈털터리가 된 부부. 10년 전 그 날은 부부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다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철없는 남편이 됐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아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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