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하고 3학년에 복학 했을때다.
이후배하고 알고 지낸건 내가 제대를 하고 3학년에 복학했을때 이후배는 2학년생이었다.
그리고 1년간 친하게 지내고 이후배는 군대를 갔으니 사실 학교다닐때 인연은 1년이고 써클 후배였다.
마음이 따뜻한 후배였다. 그때는 우리집이 좀 어려울때라서 난 여유가 없었지만 이후배는 좀 여유가 있었다.
문제는 써클에서는 선배는 후배들 술을 많이 사주어야 하는데 난 그럴 형편이 못되었다.
그러다 보니 후배한테 술을 얻어먹는 선배가 된것이다.
이친구한테 술을 많이 얻어 먹은 것이 항상 마음에 결렸다.
나이도 4살이나 더 먹은 선배로서 사실 좀 부끄러웠다. 아마 10번정도 맥주나 막걸리를 얻도 먹은 것같다.
안주는 파전을 주로 먹었던 것같다. 오대산에 MT가고 소금강에 간적도 있었다.
이후배는 전자공학과를 나와 한전에 입사를 해서 다니다가 사업하던 친형이 사업같이 하자고 해서 한전을 2년만에 퇴직하고 삼성동에서 사무용품대리점을 열였다. 형도 크게 사업을 하고 동생까지 하니 사업이 잘되는 것같았다.
이때는 후배가 돈 많이 번다고 선배인 나를 또 술을 사주는 것이다. 3-4번 삼겹살에 소주를 얻어 먹었다.
그리고 내가 좀 헤메다 충남에 있는 제조업으로 가서 몇년 못만났는데 망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망하고 뭐하고 할 건덕지가 없는 사업인데 이상했다.
몇년전에어느날 나한테 전화가 오길레 당장 오라고 해서 5-6년만에 보았다.
딱보는 순간 팍 삭았다는 느낌과 머리도 빠져서 나보다 훨씬 늙어 보였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고 일단 식당에 데리고 가서 얘기를 들어보니 우물쭈물하면서 얘기를 잘안한다.
망했다는 것이다...내가 어쩌다 망했냐? 하니 이해가 잘 되는 얘기들이었다.
집사람하고는 서류상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잘나가는 형도 있고 동생도 있지만 조금씩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이다.
내가 100만원을 보태쓰라고 주었다.
그래고 재작년에 내사무실에서 2달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월급을 주엇지만 그후배가 할만한 일이 없었기때문에 더이상 데리고 있을 수 없었다.
그후 그 후배는 노가다를 해서 1년을 파주의 반도체 공장 짓는 현장에서 일하고 지금은 천안에서 일하고 있다.
딸 2인데 이제 초등학생이다. 후배부인도 힘들겠지만 애들이 어리니 일을 못한다는 것이다.
잘살던 후배가 망해서 저런꼴을 당하니 가정이 힘든것이다.
그후배한테 생활비를 적지 않게 도와주었다.
그 후배한테 양주 얻어먹던 주변사람은 망했다는 소문을 듣고는 모두 피하고 전화도 안받는 다는 것이다.
이게 세상이치다. 사람마음이 간사해서 얻어먹을때만 좋아하는 것이 세상사다.
내가 돈이 많아서 이후배를 도와준것이 아니다.
"내가 써클후배들하고 막걸리 마실때 내가 복학생이고 선배기 때문에 술값을 내야 하는데 이후배는 아무도 몰래 자기가 계산하고 나서 나갈때 선배님 잘먹었습니다 라고 큰소리고 인사를 함으로서 다른 후배들은 내가 술값을 계산한지 알게 했다"
이 마음이 너무 고마워 내가 그 후배가족의 생활비를 지난 몇년간 도와준것이다.
가끔 선배 10만원만 보내주세요 하는 문자가 오면 어쩔때는 짜증도 나지만 그 젊었을때의 추억을 생각하면 하던일을 멈추고 당장 ATM기계로 달려가고 있다.
지금 그후배는 열심히 노가다를 하고 있다.
지금도 어쩌다가 폭삭 망했는지는 그 경위는 잘 모르지만 학창시절 노래를 가수빰치듯이 잘 부르는 그의 모습을 생각난다.
인연은 소중하고 젊었을때 그런 마음따뜻한 후배하고 알고 지낸것을 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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