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의 부족함을 채워준 스승 중 한명 입니다.
가치 + 성장의 위대함을 적은 훌륭한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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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 박정태 옮김
굿모닝북스 / 2005년 6월 / 303쪽 / 12,000원
▣ 저자 필립 피셔
필립 피셔는 스텐포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의 1년 과정을 마치고, 은행의 증권분석가를 거쳐, 1931년 투자자문회사 피셔 앤드 컴퍼니를 설립해 평생 투자자문가로 활동했으며, 스탠포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서 투자론을 강의하기도 했다. 과거 주가 움직임을 근거로 매매 타이밍을 포착하는 투자 기법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던 당시에, 그는 투자 대상 기업과 고객, 경쟁업체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집을 통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여 장기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역자 박정태
박정태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 국제부 차장, 머니투데이 국제부장, 편집위원을 거쳐 현재 국제경제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아시아 경제위기 1997-1998』이 있으며, 역서로『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템플턴 플랜』등이 있다.
▣ Short Summary
필립 피셔는 벤저민 그레이엄과 함께 현대적인 투자 이론을 개척한 인물로, 1950년대에 처음으로‘성장주(growth stocks)’라는 개념을 소개해 월 스트리트의 투자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그는 특히 투자 대상 기업을 고를 때 최고 경영자의 탁월한 능력과 미래에 대한 계획, 연구개발 역량 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피셔는 기업의 질(quality)을 무엇보다 중시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재무제표와 계량적 분석을 중시한 그레이엄과는 구별된다.
이런 필립 피셔는 대중들에게 잘 나서지도 않았고, 언론 매체와 인터뷰도 하지 않았으며, 극소수 고객들의 자산만 관리했지만, 그의 책은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들에게 필독서로 손꼽히고 있다. 이 책에서 그가 사용한 투자 원칙과 기업 분석 방식을 철저히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워렌 버핏이 그랬던 것처럼 누구나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차례
제1장 과거로부터의 단서들
제2장 사실 수집을 활용하라
제3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제4장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나에게 맞는 투자 활용법
제5장 언제 살 것인가
제6장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제7장 배당금을 둘러싼 소란
제8장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1)
제9장 투자가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2)
제10장 나의 성장주 발굴법
제11장 요약과 결론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지음 / 박정태 옮김
굿모닝북스 / 2005년 6월 / 303쪽 / 12,000원
과거로부터의 단서들
어떤 이유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든, 어떤 방식으로 주식 시장에 투자하게 됐든, 당신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우선 과거에는 어떻게 해서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를 잠깐 돌아보면, 엄청난 부를 모으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먼저, 19세기와 20세기 초까지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주식을 사서, 경기가 좋을 때 주식을 파는 것이 투자 수익을 올리는 열쇠였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1913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설립되고, 루즈벨트 행정부 초기 시절에 증권거래 및 감독 법안이 통과되면서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새로운 주식시장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인데, 이 시기에는 예전과는 달리 정말로 뛰어난 기업을 발굴했다면 -주식시장이 천장과 바닥을 오가며 출렁거리는 동안에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기 위해 분주하게 주식을 매매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투자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다면 지금도 이런 방법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다행히 오늘날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기회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이 기간 중 기업 경영진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점과 기업의 기술 개발 및 연구 능력이 급신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기 두 가지 요인 외에도,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오늘날에는 훌륭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 3의 요소가 있다.
즉 1932년 이전까지는 어느 당이 집권하든,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의적으로 막대한 예산 적자를 발생시키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인지,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인지에 관해 매우 심각한 의문이 제기 되었었다. 하지만 1932년 이후부터는 이 모든 것이 완전히 역전됐다. 정책 입안자들은 경기가 가라앉게 된다면, 경제적 번영을 회복하고, 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세율을 인하하든지, 아니면 예산 적자를 야기하는 다른 정책이라도 동원할 것이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공언해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과거 대공황 이전의 정책 원칙과는 엄청나게 다른 것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는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과거에 경험했던 공황 때 보다 그 기간이 짧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성장주를 보유한 투자자는 그런 점에서, 기업 파산 -과거 1932년 이전까지는 주식 투자시 기본적으로 수반되는 리스크로 간주됐던- 에 따른 위험을 짊어지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착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기본적인 흐름은 정부의 경제적 의무라는 믿음이 우리의 인식 속에, 그리고 이미 제도화된 법률 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을 때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행 법제도는 물론, 이보다 더욱 중요한 일반 국민들의 믿음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다음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 경기가 좋은 상황을 유지한다면 뛰어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게 채권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올려줄 것이다. 둘째, 심각한 불황이 찾아올 경우인데, 경기 침체기에는 일시적으로 채권이 최고의 주식보다도 더 나은 수익률을 올려 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투자자에게는 채권 투자로 얻는 수익이 장래의 구매력 하락 가능성을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 지나간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요약해 보면, 최고의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행운이 따라 주었든, 혹은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었든, 오랜 기간에 걸쳐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훨씬 높게 성장한 소수의 기업들을 찾아낸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이런 기업을 발굴했다고 믿게 되면 장기적으로 이 종목을 보유하는 게 더 낫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이런 기업은 설립된 지 얼마 안된 작은 기업일 필요는 없고, 규모와 관계없이 이런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더욱 강력한 성장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결의와 성장 계획을 최종적으로 완성해낼 수 있는 실행 능력을 갖춘 경영진이라 할 수 있다. 즉 이런 기업의 일반적인 특성은 경영진이 광범위한 성장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끊임없는 열정을 발휘해 일상적인 회사 업무를 아주 탁월하게 처리해나간다는 점이다.
사실 수집을 활용하라
어떤 투자 대상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으로 앞에서의 설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제 주가가 크게 올라 큰 평가 차익을 얻게 해줄 위대한 기업을 어떻게 발굴한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자. 쉽게 떠오르는 한 가지 방법은 기업 조직의 각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업 경영의 다양한 측면에 정통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인데, 이 방법은 논리적으로는 타당하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투자자가 탐색해볼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있는데, 이 방법을 한 마디로 표현할 더 이상의 좋은 단어가 없어, 나는 ‘사실 수집(Scuttlebutt)’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겠다. 사실 수집을 위한 정보원으로는 경쟁업체, 유통업체, 대학교와 공공 연구소, 혹은 경쟁업체에서 일하는 연구원, 해당 업종의 협회나 조합 간부 등이 있는데, 정보 수집을 위해 질문을 하는 투자자는 정보원의 신분을 결코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방법을 계속해서 활용할 수 있다. 그 외 과거에 해당 기업에서 일했던 임직원들로부터도 얻을 수 있는데, 이들은 전에 일했던 회사의 강점과 약점에 관해 내부자로서 아주 정확한 의견을 갖고 있다.
참고로 어떤 기업에 대한 사실을 수집하면서 충분한 정보원을 확보했다면, 들은 내용이 전부 서로 일치해야만 할 필요는 없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랄 필요도 없다. 진정으로 위대한 기업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정보들이 너무나 명백하게 눈에 보인다. 그래서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데 어느 정도의 경험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런 기업에 대해서는 좀 더 관심을 기울여서 다음 단계의 탐색 작업을 밟아야 한다. 다음 단계는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그려낸 투자자의 그림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몇 가지 공란들을 채울 수 있도록 그 기업의 간부들과 접촉하는 것이다.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나는 투자자들이 마음속에 꼭 새겨두어야 할 15가지 포인트가 있다고 믿는다. 이 포인트 가운데 일부는 기업의 정책과 문제들이고, 다른 것들은 이런 정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또 조사 대상 기업의 외부에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수집한 사실들에 기초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들도 있고, 그 기업의 내부 인사로부터 직접 답을 구하는 게 가장 좋은 것들도 있다. 참고로 확인해야 할 15가지 포인트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적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액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갖고 있는가? 둘째, 최고 경영진은 현재의 매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품 생산라인이 더 이상 확대되기 어려워졌을 때에도 회사의 전체 매출액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있는가? 셋째, 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은 회사 규모를 감안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가? 넷째, 평균 수준 이상의 영업 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다섯째,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거두고 있는가? 여섯째,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일곱째, 돋보이는 노사 관계를 갖고 있는가? 여덟째, 임원들 간에 훌륭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가? 아홉째, 두터운 기업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열 번째,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 능력은 얼마나 우수한가? 열한 번째, 해당 업종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도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기업인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가?
열두 번째,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 열세 번째,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가까운 장래에 증자를 할 계획이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의 주주가 누리는 이익이 상당 부분 희석 될 가능성은 없는가? 열네 번째, 경영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울 때는 투자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때는 “입을 꾹 다물어버리지”않는가? 열다섯 번째,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한 최고 경영진을 갖고 있는가?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 나에게 맞는 투자 활용법
투자자가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면, 주식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엄청나게 큰 돈을 버는 데는 한두 가지가 아닌 수많은 방법이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런 큰 돈을 버는 모든 방법을 나열하려는 게 아니다. 그 중에서도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려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여기서 최선의 방법이란 최소한의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최대의 투자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사람들이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회계학적 통계 수치를 활용하는 방식은 충분한 노력을 기울일 경우 꽤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는 저평가된 주가가 몇 년 안에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동안, 오히려 기업의 앞날에 시커먼 먹구름이 드리우고 마는데, 이런 약점은 통계 수치만을 조사해서는 전혀 알아낼 수 없다.
저평가된 주식이 정당한 대접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우 길고 -가령 5년이라고 하자- 회계학적 통계 분석에 아주 능숙한 투자자가 이 기간 동안 투자 수익을 올린다 해도, 그 금액은 합리적인 투자자가 탁월한 성장 기업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투자수익에 비하면 매우 적다. 성장주가 훨씬 높은 투자 수익을 가져 주는 이유는 이런 성장 주식은 10년마다 몇 백 퍼센트씩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이제 주식 투자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투자자라면 자신의 목표에 맞는 올바른 투자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쓸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참고로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기업에 원래부터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런 타고난 성격이 있어야 자신이 찾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의 관심을 이끌어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 당연히 합리적이면서도 명석한 판단력을 가져야 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자료에 너무 치우쳐서도 안 된다.
그런데 사실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너무 전문적이고, 복잡해서 굳이 개인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를 직접 관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 쪽 분야에 특별한 관심과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면 물론 직접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전문가를 찾아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 떨어지는 돌팔이가 아니라 진짜 전문가를 찾아내는 데 필요한 원칙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주식 투자에 문외한인 사람도 능력 있는 투자 자문가를 쉽게 구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투자 자문가의 성적표를 점검하는 일이다.
투자 자문가는 누구에게나 성적표가 있고, 일정한 기간 동안의 성적표는 투자 자문가의 능력과 기술이 어느 정도인가를 그대로 보여준다. 따라서 전문적인 투자 자문가를 구하고자 할 경우 객관적으로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투자 성적표를 요구 할 필요가 있다. 이 투자 성적표를 해당 기간의 주가 등락률과 비교해보면 투자 자문가의 진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투자가가 자신의 자금을 운용할 투자 자문가나 투자자문회사를 최종 선정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두 가지 사항이 더 있다. 하나는 투자 자문가가 의심할 나위 없이 진실한 사람인가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좀 더 복잡하다. 투자 자문가가 시장 평균치보다 높은 성적을 올렸더라도 그것이 뛰어난 기술 때문이 아닌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아주 위험한 한계 기업 주식에 투자해 운좋게 잇따라 적중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경우인데, 한동안 이렇게 해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무한정 예상이 적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투자 자문가를 선정하기 이전에 반드시 기본적인 자금 운용 원칙이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투자에 대한 기본 개념과 일치하는 투자 자문가를 선택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 주식을 사든 주식 투자의 가장 큰 목적은 장기적으로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자금 운용에 관한 일을 직접 할 것인지 아니면 투자 자문가에 맡길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 반드시 직접 결정해야 할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런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이유는 앞서 설명했던 15가지 포인트를 대부분 충족시키는 우량 기업들의 주식도 투자 대상으로서 저마다 각기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량 주식을 성격별로 줄을 세워놓았다고 하면 한쪽 끝에는 대형 우량주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런 주식은 일반적으로 ‘기관 선호주’로 분류된다. 기관 투자가들이 이런 대형 우량주를 매수하는 이유는, 주가 예측을 잘못 해서 주가가 떨어져 매도해야만 할 경우, 불가피하게 투자 원금의 일부를 손해 보겠지만, 그래도 경쟁이 치열한 요즘 같은 시대에 자칫 급락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했다가 더 큰 손실을 입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다우 케미칼이나 듀폰, IBM 같은 성장주가 이런 대형 우량주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세 종목의 주가는 1946년부터 1956년 기간 중 약 5배나 상승했다. 더구나 이들 세 기업의 주식에 투자했다면 배당금 수입에서도 결코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이들 주식은 1929년부터 1932년까지 이어진 대불황기와 제 2차 세계대전 기간처럼 일시적인 외부 요인으로 인해 한동안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 10년마다 거의 환상적인 주가 상승세를 이어왔다.
대형 우량주의 정반대편에 자리 잡는 주식은 대개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규모가 작은 성장 기업의 주식이 될 것이다. 이런 종목 역시 장기적인 투자자가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주식이다. 1953년에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암펙스 코퍼레이션 주식이 당시로서는 이런 종목의 아주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암펙스의 주가는 상장 후 불과 5년 만에 7배 이상이나 상승했다.
양쪽 끝에 자리 잡은 두 부류의 주식 사이에도 장래가 촉망되는 다양한 성장주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들 주식 모두 매수할 타이밍이 됐다면(매수 시점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설명할 것이다) 어디에 위치한 주식에 투자해야 할 것인가? 투자 수익 잠재력이 가장 큰 주식을 꼽자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규모가 작은 성장 기업의 주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주식은 만약 실수를 저지른다면 투자한 돈을 전부 날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대형 우량주는 주식시장 전반이 갑작스럽게 급락하는 기간에 동반 하락한다 해도 일시적인 조정에 그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나 가족에게 필요한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어떤 원칙을 따라야 할지 분명해진다. 일단 ‘대부분의’ 투자 자금을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기업보다는, 대형 우량주에 근접한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대부분의’ 투자 자금이라고 표현한 것은 60% 혹은 100%도 될 수 있고, 투자자들마다 필요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보수적인 성장주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수익이, 다소 위험한 벤처 기업에 투자했다가 투자 원금을 전부 잃을 수 있는 금액보다 더 커야 한다. 소액 투자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약간 더 골치 아프다. 대부분의 소액 투자자들은 워낙 투자 규모가 작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웬만큼 높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소액 투자자들은 배당금 문제를 앞에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소액 투자자는 이처럼 중대한 선택의 문제에 앞서 반드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는 자금이 정말로 여유가 있는 자금이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여유 자금을 투자하게 된 소액 투자자가 어떤 목표를 갖고 투자에 임할 것인가는 개인적인 취향과 현재 처해있는 경제적 환경, 주식 이외 소득의 규모 및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누구든 이런 원칙을 적용해 직접 주식 투자를 했다면 투자 성공 여부는 두 가지에 달려 있다. 하나는 얼마나 능숙하게 이 원칙들을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나머지 하나는 운이 얼마나 따라주느냐 하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당장의 배당 수입을 최대화하기보다는, 몇 년 뒤의 더 큰 주가 차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지난 35년 간 다양한 금융 관련 기관에서 발표한 수많은 연구 결과를 기억해두는 게 좋을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이런 연구 결과는 모두 똑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5년 내지 10년 이상의 기간을 비교 대상으로 했을 경우, 배당률이 낮은 성장주가 주가 상승률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났다는 점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런 주식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교 대상 기간동안 배당금이 계속해서 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성장주는 단순히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의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난 뒤에는 배당 수입이라는 측면에서도 훨씬 나은 결과를 보여줄 만큼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언제 살 것인가
매우 훌륭한 주식을 투자자가 일단 확실하게 찾아냈다면, 어느 때든 매수해도 좋다는 말인가?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은 투자자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고, 또 투자자의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론은 너무 피상적이어서 내가 생각하기에 우습게 느껴질 정도다. 이런 방식은 매수타이밍을 선정하기 앞서 우선 엄청난 분량의 경제 지표를 검토한다. 좀 더 세련된 투자자라면, 거기에다가 경제 활동 상황 전반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사고 싶은 주식을 매수한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내가 이런 접근 방식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론적으로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미래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고자 하는 인간의 경제적 지식수준을 감안할 때 이런 방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방식에 따른 단기적인 경제 전망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결정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면 과연 매수 타이밍은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그 답은 성장주 그 자체의 본질적인 성격에서 찾아야 한다.
뛰어난 투자 대상 기업의 기본적인 특징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이런 기업은 대개 한두 분야에 서 과학 기술의 최첨단에 서있게 마련이다. 이들 기업은 연구실 단계부터 테스트 공장을 거쳐 초기의 상업적인 생산이 이루어지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회사들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어쨌든 회사의 다른 사업 부문에서 나오는 이익을 떨어뜨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업적인 생산의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해도, 충분한 물량의 신제품을 판매해 당초 기대했던 영업이익률을 얻기까지는 추가적인 영업비용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업적인 생산 초기 단계의 손실 규모는 오히려 테스트 공장 단계보다도 더 커질 수도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도 중요한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신제품의 개발 일정을 정확한 타임 테이블로 만들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아무리 탁월한 경영진이 이끌어 가는 기업이라 해도 신제품 개발이 실패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수 타이밍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 단계에서 가장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시점은 상업적인 대규모 생산이 처음으로 본격화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다음 흐름을 살펴보자.
뛰어난 기업의 연구실에서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처음으로 전해지면, 갑자기 매수가 몰리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치솟는다. 이어서 시험 생산을 위한 테스트 공장 가동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는 또 한번 오른다. 하지만 상업적인 생산을 위해 공장을 돌리기 시작한 뒤에도 몇 달 동안은 계속 난관에 부딪치게 되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예상치 못한 비용은 주당 순이익을 눈에 띄게 감소시키게 된다. 앞서 이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데 달려들었던 투자자들은 이제 돌연 태도를 바꿔 실망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고, 주가는 급전직하의 길을 걷는다.
그러다가 마침내 공장이 아무런 문제없이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주가는 이틀 정도 랠리를 이어간다. 그러나 다음 분기의 순이익이 신제품의 특별 영업비용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가는 다시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아버린다. 그때 경영진이 큰 실책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퍼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시점이야말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시점이 된다.
왜냐하면 신제품을 처음 출시하면서 지출한 특별 영업비용 덕분에 일정 물량의 제품 판로가 확보돼 공장은 머지않아 정상 가동되기 시작하고, 그러면 다음부터는 통상적인 영업비용만 사용해도, 해마다 매출 곡선은 올라가는 게 상식이다. 아마도 제 5공장이 돌아가고 있을 무렵이면, 이 회사는 더욱 커지고, 유보자금도 많아져 이번에는 앞서와 같이 주당 순이익을 떨어뜨리거나 주가가 급락하는 우를 범하지 않고서도 또 다시 새로운 브랜드의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마땅히 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참고로 신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는 데 따르는 문제들 외에도 아주 특별한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가령 중서부에 있는 한 전자 기업은 다른 무엇보다도 매우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노사 관계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 회사는 근로자들간의 충돌, 파업 등 어려움을 극복한 뒤에야 훌륭한 노사 관계와 높은 노동 생산성을 발휘하는 회사로 발전하였다. 이 회사는 노사 관계 문제로 한창 어려움을 겪고 있을 무렵, 신제품의 시장 잠재력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순이익은 급전직하로 추락했고, 주가도 마찬가지로 급락했다.
그러나 출중한 능력과 성실성을 갖춘 최고 경영진은 즉시 이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계획을 세우는 데는 몇 주 정도만 있으면 되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데는 훨씬 더 긴 기간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계획의 결과가 순이익에 반영되기 시작하자 주가는 매수 시점(이 지점을 일단 A라고 부르도록 하겠다)에 도달했다. 그러나 계획 실행에 따른 효과가 손익계산서에 전부 반영되는 데는 1년 6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이 시점에 또다시 파업 사태가 벌어졌지만, 파업 사태는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러나 파업 기간이 짧고 생산 손실액도 크지 않았다고는 해도 증권가에는 이 회사의 노사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회사측에서는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그러나 주가가 바닥에 머문 기간은 길지 않았다. 이 시점이야말로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라는 시각에서 보자면 최고의 매수 기회다.(이 지점을 매수 지점 B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매수 지점 A에서의 주가는, 앞서 기록한 고점으로부터 불과 몇 달만에 24%나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파업 사태가 벌어져 주가는 20%나 도로 떨어졌고, 매수 지점 B가 만들어졌다. 이상한 것은 파업이 해결된 뒤에도 몇 주 동안이나 주가는 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이 때 대형 투자신탁회사에 근무하는 영리한 친구 한 명이 나에게, 지금 상황이 아주 좋으며 분명히 이렇게 저렇게 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이 글을 쓴 뒤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이 회사의 주가는 매수 지점 B에서 50%나 올랐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 회사의 장래가 무척 밝다는 것이다.
참고로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해야 할 기업은 군계일학의 능력을 갖춘 최고 경영진이 이끌어 가는 회사라야 한다. 그런데 이런 최고 경영진이 하는 일 가운데도 몇 가지는 실패한다. 때로는 성공하기 이전에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치기도 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런 어려움이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라는 점을 철저하게 확신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문제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몇 년이 아니라 몇 개월의 시간만 필요하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면, 바로 이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가져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설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분모는 올바른 기업에서 순이익의 의미 있는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이 같은 순이익 증가가 아직 주식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올바른 투자 대상이라고 판단한 기업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나는 언제나 매수 지점에 도달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미래의 경기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완전히 무시한 채, 앞에서 설명한 내용대로 올바른 기업을 찾아내서 여기에서 예시한 것과 같은 매수 지점에 오면 그 즉시 이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한다는 말인가? 주식을 이런 식으로 매수했는데 곧바로 불황이 닥칠 수도 있다. 심각한 불황기에는 최고의 주식이라 해도 이전에 기록한 고점으로부터 40~50% 정도 하락하는 게 보통이다.
이것은 분명히 큰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식시장과 관련된 다른 많은 문제들처럼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약간의 인내만 있으면 된다. 나는 이런 투자자들이라고 해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올바른 종목이 몇 개가 됐든, 일단 매수 지점에 접근했다고 느끼면 즉각 매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할 때는 반드시 추가 매수의 타이밍을 느긋하게 잡아야 한다. 투자할 수 있는 최대의 자금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부분은 적어도 몇 년 뒤에 투자한다는 생각을 갖고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 주식 시장이 한동안 심각한 하강국면으로 빠져든다 해도 여전히 남은 투자 자금으로 오히려 주가 하락에 따른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된다.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든지 한 가지 기본적인 사고는 꼭 마음 속에 새겨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증권가에서 늘 흘러나오는 경기 사이클의 하강 위험에 대한 우려와 선입관에 휩싸여 결정적인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매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 기본적인 사고란 20세기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지금, 경기 사이클 국면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최소한 다섯 가지의 강력한 힘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네 가지의 강력한 힘이란 금리의 흐름, 투자 및 민간 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의 전체적인 방향, 점증하는 인플레이션의 장기적인 추세, 그리고 다섯 가지의 강력한 힘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기존의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발명과 기술이다. 이들 다섯 가지의 강력한 힘은 절대로 동시에 주가를 같은 방향으로 몰고 가지 않는다. 이들이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투자 방식이 언뜻 보기에 가장 위험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특별한 회사의 문제가 자신의 투자 기회를 보장하는 것으로 보일 때가 바로 투자의 적기다. 추측에 근거한 헛된 희망과 공포, 그리고 억측에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주식 투자를 단념해서는 안 된다.
언제 팔 것인가, 그리고 언제 팔지 말 것인가
앞서 설명했던 투자 원칙에 따라 처음부터 제대로 선정한 주식이라면 팔아야 할 이유는 세 가지밖에 없다. 첫 번째 이유는 처음에 주식을 매수할 때 실수를 저질렀고, 또 투자한 회사가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우수한 점이, 자세히 살펴볼수록 훨씬 덜 하다는 사실이 갈수록 명백해질 때다.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잘 통제하는가에 달려있다. 특히 어느 정도는 투자자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두 번째 이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처음에 주식을 매수했던 기업이 앞에서 지적했던 15가지 포인트를 충족시킬 만큼 우수한 조건을 이제 더 이상 갖추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했을 때다. 그런 점에서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늘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 번째 이유는 지금 투자한 기업의 연간 성장률 전망이 나중에 발견한 더욱 매력적인 투자 대상 기업에 비해 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될 때이다. 혹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다른 중요한 측면에서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때이다. 투자자가 분명히 이렇게 느끼고,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명백하다면, 종목 교체에 따른 수수료나 세금 부담이 있더라도, 더 나은 전망을 갖고 있는 종목으로 바꾸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주식을 매수할 때 올바른 투자 원칙을 따랐다면, 주식을 팔아야 할 세 번째 이유는 절대로 오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더 나은 종목으로 교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도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중요한 요소들을 잘못 판단할 수 있는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보유 종목이지만 더 나은 종목으로 교체하기 위해 매도하려고 할 때는 그 이전에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인들을 모두 점검하는 아주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일단 제대로 선택해서 매수한 주식이 일정기간 동안 충분히 검증됐다면, 이런 주식을 매도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증권가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아주 뛰어난 주식에 대해 매도 의견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다. 이런 이유는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이런 이유의 근거로 가장 자주 내세워지는 게 주식시장 전체의 하락이 어느 정도 임박했다는 믿음이다. 매력적인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을 경우, 통상적인 약세장의 두려움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하다면, 단지 두려움으로 인해 뛰어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없다.
약세장이 임박했다는 이유만으로 빼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주식을 팔아서는 절대로 안 되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주식을 매수한 기업이 정말로 올바른 회사라면 다음 강세장에서는 틀림없이 이전에 기록한 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기록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주식을 팔았다면 언제 다시 매수해야 할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훌륭한 투자 기술을 구사하면서도 정교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미래의 엄청난 이익을 자주 놓치는 또 다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아무리 뛰어난 주식이라도 고평가 됐다면 팔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성장률이 너무나도 뛰어나 향후 10년 안에 주당 순이익이 4배로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면 이 기업의 주가가 다른 성장주보다 40% 정도 더 비싸게 거래된다고 해서 그렇게 큰 문제가 되겠는가?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이 주식의 향후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또 가만히 있었으면 손에 넣었을 큰 이익을 투자자들이 아깝게 놓쳐버리고 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정말이지 가장 어리석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너무 많이 상승했을 때다. 다시 말해 주가가 너무 올랐으므로 상승 잠재력이 아마도 전부 소진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내가 이 책에서 투자자들이 매수해야만 한다고 강조한 위대한 기업은 결코 이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최고의 주식을 가리키며 단지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너무 상승했으니’이익을 취하고 팔라고 말하는 증권가 주변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단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일시적으로 고평가 된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뛰어난 주식을 팔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여기에서 설명한 내용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마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을 매수할 때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했다면, 그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은 거의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배당금을 둘러싼 소란
배당금의 중요성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만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터무니없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가령 어떤 기업이 그동안 배당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거나 아주 적은 배당금만 지급해왔는데, 새로운 사장이 이사회에서 이제부터 고액의 배당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하고, 사장의 이 같은 제안은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장과 이사회의 이 같은 결정은 대개 주주들을 위해 ‘뭔가를 해 줄’ 시점이 도래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배당률을 올리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도 안 된다.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거나 신제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혹은 낡은 기계를 대체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런 기업의 경영진은 단순히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주주들을 위해 훨씬 더 유익한 일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위대한 기업의 주식을 고르려는 투자자라면 배당금 문제는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라, 맨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아마도 배당금과 관련된 논의 가운데 가장 특이한 점은, 배당금에 대해 가장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투자자가 결국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5년이나 10년 이상의 기간을 놓고 보면 배당금을 가장 많이 주는 기업은 배당률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오히려 배당률이 낮은 기업이다. 예외적일 정도로 탁월한 경영진은 수익성이 뛰어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여기서 나오는 순이익의 적은 부분만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배당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지만, 높은 배당률을 고수하는 기업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액수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투자자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잘못
투자가가 저지르지 말아야 할 잘못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대 선전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 둘째, 훌륭한 주식인데 단지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셋째, 사업보고서의 ‘표현’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 넷째,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아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앞으로의 추가적인 순이익 성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속단하지 말라. 다섯째, 너무 적은 호가 차이에 연연해하지 말라. 여섯째, 너무 과도하게 분산 투자하지 말라. 일곱째, 전쟁 우려로 인해 매수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여덟째, 관련 없는 통계 수치들은 무시하라. 아홉째, 진정한 성장주를 매수할 때는 주가뿐만 아니라 시점도 정확해야 한다. 열 번째, 군중을 따라가지 말라.
나의 성장주 발굴법
주식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은 물론, 어느 정도의 기술과 주의를 필요로 한다. 물론 이런 문제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인가는 자신이 투자하는 자금 규모가 얼마인지, 또 주식 투자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각자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주식을 선정할 때는 처음부터 정확한 판단으로 골라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주식 투자에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 한 개 혹은 몇 개의 종목을 자세히 조사하려고 한다면 과연 어떤 종목을 조사 대상으로 해야 할까? 내가 성장주를 발굴하는 다음 방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내가 처음으로 조사를 시작하는 기업 가운데 5분의 1정도는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나머지 5분의 4는 이 보다 훨씬 숫자가 적은 투자 업계의 아주 똑똑한 친구들로부터 단서를 구한다. 이 단계에서의 내 결정 -어떤 회사에 내 귀중한 시간을 투입할 것이며, 어떤 회사는 무시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 은 아주 신속하고 단도직입적이다. 그리고는 증권감독위원회에 제출된 사업계획서 등을 빨리 훑어보면서 핵심적인 사항들을 체크해본 뒤, 내가 정한 15가지 포인트에 얼마나 근접하는지를 염두에 두고서 사실 수집 작업을 진행하여, 투자 대상이 될 수 없는 기업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는 수집한 증거들이 너무 평범해 정확한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증거를 수집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내가 만족할 만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을 경우에만 마지막 단계인 경영진과 만난다. 경영진을 만나 설명을 들으면서 앞서 기대했던 사항들을 확인하고, 또 걱정했던 문제들 역시 경영진의 대답과 함께 사라졌다면, 비로소 나는 지금까지 기울였던 모든 노력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몇몇 사람들은 나의 이런 성장주 발굴법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 나는 ‘1만 달러를 투자해서 10년 뒤 적게는 4만 달러에서 많게는 15만 달러까지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성장주를 정확하게 선정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은 이 정도다- 분야가 어디 있겠느냐’고 묻고 싶다. 일주일에 몇 시간 소파에 편히 앉은 채, 증권회사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리포트를 읽는 정도로, 이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면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을 것이다.
주식시장 역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그만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마땅히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능력과 함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고, 판단력과 앞날에 대한 비전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갖추고, 또 이 책에서 설명한 원칙을 기초로, 15가지 포인트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아직 증권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낸다면, 틀림없이 엄청난 투자 수익을 안겨줄 성장주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기록이 이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요약과 결론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는 최근 들어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성공적인 투자에 따르는 보상 역시 더욱 커졌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 동안 리스크와 보상이 아무리 커졌다 해도, 앞으로 50년 간 우리가 목격하게 될 리스크와 보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이런 시대에는 이런 상황에 맞는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앞으로 주식 투자의 영역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새로운 요인들이 나타났다고 해서, 성공적인 주식 투자의 기본적인 원칙들이 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본적인 원칙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바로 이 같은 기본적인 원칙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자 했다. 어떤 종류의 주식을 매수하고, 언제 매수해야 하며, 또 기업이 성공적인 사업체로서의 성격을 유지하는 한 절대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가장 탁월한 투자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 오랜 전에 이런 말을 해주었다. ‘주식시장에서는 머리가 좋은 것보다 신경이 좋은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도 비록 의도하고 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성공적인 주식 투자의 핵심을 이렇게 요약했다.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서,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머니 > 주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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