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추위에 매서운 바람까지 부는 겨울
미켈란은 발을 동동거리며 퇴근 후 30분이나 버스를 기다리다
겨우 만원버스에 몸을 실었다.
복잡하게 부대끼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미켈란의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오늘 자신의 여유를 한 움큼 베어간 복덩이전자 주식의 -9% 파란불과
더 이상 떨어질리 없다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미수까지 질러 물타기 한 어제의 판단에 대한
후회였다.
‘
아 대출금도 갚아야 되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의 미소가
미켈란의 머릿속에 떠오르자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한심한 자신이 더 서글퍼진다.
버스에서 내려 아내와 딸들을 위해
붕어빵이라도 몇 천원치 사가려 주머니에 손을 넣으려는 찰나
미켈란은 단 돈 몇천원을 아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더 씁씁해진 마음에 그냥 집으로 지친 발걸음을 재촉한다.
“여보 오늘도 고생했죠. 애들아 아빠왔다.”
싱긋이 웃는 아내와 두 딸의 미소에도 미켈란은 차마 눈을 맞추지 못한다.
미켈란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5년 전 재미삼아 시작하던 주식에 빠져 많은 돈을 잃고
아내에게는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음에도
주식으로 잃은 돈은
주식으로 본전을 찾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아내 몰래
주식을 하는 욕심 많은 가장이었다.
‘다 가족을 위한 일이야. 돈 벌어서 나만 좋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구...’
하는 나름대로의 명분과
이제는 잃을 만큼 잃어서 주식에서는 누구보다 자신도 있는 터라
6개월 전 조금 위험할지라도 과감히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미켈란은
줄어든 원금에 늘어난 이자걱정으로 불면증이 걸릴 지경이었다.
오늘도 밀린 일이 있다며 PC방으로 달려가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기웃거리다
새벽이 되어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미안해 여보.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날 밤 미켈란은 꿈을 꾸었다.
꿈에서 미켈란은 미켈란젤로가 되어서 막 다비드상을 완성한 후
이마의 땀을 닦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미켈란젤로에게 말을 걸었다.
“오 미켈란젤로.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평범한 돌로
이렇게 아름다은 조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죠?“
미켈란젤로가 대답했다.
“저는 이미 거대한 돌 속에 아름다운 조각상이 들어 있다고 상상할 뿐이에요.
제가 하는 일은 단지 그 아름다운 조각들에게서 필요 없는 부분들을
제거해 나가는 것 뿐이죠.
저는 단지 원래 대리석안에서 존재하고 있던 것들을 꺼내 주었을 뿐인걸요.“
그 후 미켈란은 계속해서 시대를 변화해가며
여러가지 환생을 꿈속에서 경험했다.
자신이 거대한 부자가가 된 꿈과
위대한 상인이 된 꿈도 꾸기를 몇 번...
그는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 벌떡 일어났다.
‘그래 나는 원래 위대한 사람이었어.
나는 언제나 부자가 될 수도 있어.
단지 지금 돈이 없을 뿐 사실 나는 원래 부자였던 거야.
단지 지금 그것을 증명하지 못했을 뿐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증명만 해낸다면
나는 다시 부자가 될 수 있어.
그래 맞아...
중요한건 돈이 아니라 바로 부자의 사고방식을 깨우친 부자
바로 나 자신이었어.‘
그는 그제서야 피식하고 웃을 수 있었다.
^^ 부자인 내가 그깟 돈 몇 푼에 와이프에게 거짓말을 할 리가 없잖아.
미켈란은 잠자는 아내를 깨워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부터 미켈란은 변화를 시작했다.
과거에 많은 책을 읽으면서 그냥 남의 이야기처럼 흘려듣던
명언들과 글귀들도
이제는 과거의 자신이 남긴 흔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과거에 이런 글을 남겼을 지도 몰라.
지금의 나를 위해서 말이야.
그렇게 미켈란은 생활을 재정의해 나가기 시작했다.
^^ 바보처럼.. 부자인 내가 여유를 헤쳐 가며 미수를 쓸 리가 없잖아.
^^ 부자인 내가 확실하지 않은 곳에 돈을 투자할 리가 없잖아.
^^ 부자인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할 리가 없잖아.
미켈란은 단지 생활을 재정의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여유를 되찾기 시작했다.
사실 생각해 보니 미켈란은 그리 급할 것도 없었다.
그는 원래가 부자였던 사람이라 돈에 집착할 필요도 없었고
사실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자 미켈란은
돈보다 소중한 시간을 아껴서 사용하는 법만 다시 깨우치면
머지 않아 오히려 돈이 남을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식에게는 재산대신 이런 지혜를 물려주면 되기에
자신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충분히 삶을 즐기다
남는 것은 세상에 돌려주면 되는 것이었다.
미켈란은 어느 순간
자연스레 자신이 이미 과거의 부자보다
더 행복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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