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영어도 잘하고 지혜로운 한 친구가 있었다.
집안도 그리 가난하지 않았으며
가진 돈도 제법 많아서 일찍 주식을 시작했고
한때 주식을 통해 많은 돈을 번적도 있었다.
하지만 좋았던 시절도 잠시...
적어도 나보다 똑똑하고
적어도 나보다 지식이 많고
적어도 나보다는 현명한 이 친구가
어느날 나에게 투자에 대해 물어왔다.
주식도 잘 모르고
현명하지도 못한 나지만
그래도 나에게 배울 마음이 있다면
포커를 투자로 생각하고 한번 해보라고 감히 권유했다.
이유는 그랬다.
포커도 넓게 보면 투자고
투자도 넓게 보면 인생이니 주식은 잠시 접고
인생공부 삼아 제대로만 접근해 보면
결코 시간을 손해 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그래서 속는 셈치고 한번 해보라고 했다.
당연히 친구는 처음에는 인생공부로 포커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이는 돈을 보고
잘하면 돈이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포커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 친구에게 포커에서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며
그냥 ‘기다리라’고 했다.
좋은 패가 들어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고
기다림이 뭔지 알면 다음단계로 넘어가자고...
그냥 기다릴 줄만 알면 따지는 못해도 잃지는 않을테니
그냥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했다.
어느 날 친구가 기다림을 깨우쳐서
승률이 좋아졌다고 조금 큰판으로 옮겨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러라고 그랬고
친구는 조금 판을 키웠다.
친구는 이제 포커를 제법 알 것 같다고
기다리라는 말을 이해해서 이제는 적어도 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고맙다고 했다.
이것이 포커에서 배운 친구의 첫 번째 깨달음이었다.
그러나 깨달음도 잠시
친구는 다시 슬럼프에 빠졌고
어느날 기다려도 기다려도 잘 이겨지지 않는다며
이기기 위해 다른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했다.
분명히 큰 실수를 반복해서 승률이 낮아지고 있을테니
그 실수를 발견해서 반복하지 말고
더 실수가 발견되지 않으면
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친구는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고
가장 큰 실수는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방의 패를 거의 매번 확인하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자신이 실수할 때 마다
종이에 메모해 보니
자신의 중요한 패인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패인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니터 옆에 메모를 붙여놓고 그 실수만은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후 친구는 거짓말처럼 서서히 승률이 높아졌으며
다시 이제 포커를 제법 알 것 같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므로 해서 이제는 지지 않을 것 같다며
고맙다고 했다.
이것이 포커에서 배운 친구의 두 번째 깨달음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깨달음도 잠시...
친구는 다시 슬럼프에 빠졌고
어느날 포커가 너무 어렵기도 하고 적정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친구에게 욕심을 버리라고 했다.
잘하고 있는 거라고 적어도 나보다 빨리 발전하고 있는 거라고
그냥 욕심을 버리고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쳐보라고 했다.
욕심없이 한 달만 쳐보라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그만하라고...
작은 판에서만 치면 돈이 드는 것도 없고
시간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투자라 생각하고
그냥 작은 판에서 욕심을 버리고
하던 데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말고 쳐보라고
그 돈은 내가 지원해 주겠다고
그냥 쳐보라고 했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나자 친구가 다시 찾아왔다.
이제 정말로 포커를 알 것 같다고...
이제는 큰 판에서 제대로 쳐봐야 겠다며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구매했다.
이것이 포커에서 배운 친구의 세 번째 깨달음이었다.
큰판으로 판을 옮긴 후 친구는 조금씩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맙다며 포커로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포커에서 딴 돈으로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었다.
그러나 얼마 후 친구는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어떻게 치면 이길지는 정말 알겠는데
조금 패가 안 풀리거나 기분이 상하기 시작하면
조금씩 따서 한 번에 돈을 다 잃는다고 했다.
그러고 그러다 보면 다시 조급해 지고
그러면 다시 가서는 안 되는 길로 가고
결국 돈을 잃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포커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내가 친구에게 열심히 했으니
그럼 이제 포커를 관두고
잠시 쉬라고 권유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포커도 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그냥 열심히 살다 생각나면 그때 한 번 더 쳐보라고 했다.
그렇게 10일 정도가 지난 후 친구가
다시 찾아왔다.
쉬다가 마음을 비우고 치니
다시 포커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제 정말 포커에 대해서 알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슬럼프에는 다시 안 빠질것 같다고 했다.
이것이 포커에서 배운 친구의 네 번째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조금이 지나
친구가 다시 찾아왔다.
자신은 자신이 정말 똑똑한 줄 알았는데
포커를 치며 자신이 멍청하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을 보며
내가 이렇게 한심한 놈이었는지 새삼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포커를 아르바이트로 치는 내가 너무 대단하다며
존경한다고 했다.
내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포커를 치지만
아직도 포커가 어렵다고...
매번 포커를 칠 때면 어떻게 이기는지 잘 모르겠고
그냥 이기면 운이 좋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조작하는 것도 아니고 다들 같은 확률로 시작하는 게임인데
나라고 매번 이길 수도 없고
그냥 지킬 것을 지키도록 노력하고
여유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냥 그렇게 이제는 돈보다 수양이라 생각하고
치는 거라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
다시 거짓말 처럼 시간에 거의 비례해서 돈이 좀 불어난다고...
나도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돈을 잃을 때도 있고
이런 반복이 바로 투자란 걸 어렴풋이 알고
이런 반복이 바로 인생이란 걸 단지 어렴풋이 알뿐이라고...
그리고 이제 네가 느낄지 모르겠지만
내가 너에게 투자에 앞서
포커를 배우라고 한 이유가
바로 짧은 시간에 무수한 변화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느끼고
자신을 알고
그리고 이런 투자의 결과를 압축해서 배울 수 있기에
포커를 쳐보라고 한거라고...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친구가 포커에서 많은 돈을 잃었지만 정말 고맙다며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주식을 통해 배웠다면 농담이 아니라 적어도 100년 이상 걸릴
경험을 압축해서 깨달았을 진리를 배우게 됐다며...
아니 주식을 통해 배웠다면
깨달음을 얻기 전에 이전에 배웠던 깨달음을
잊어버리기에 배우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고...
지금 저는 이 친구와 아끼는 한 명의 후배와
주식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역시 주식은 어렵고 확신할 수 없는 투자이자 인생이지만
우리 3명은 즐겁게 공부하며
주식과 인생에서 승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물론 포커와 주식 그리고 인생을 동일선상에 묶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만
포커나 주식 그리고 인생을 떠나
제가 배우고 느끼고 가급적 실천하고자 하는
여러 진리들을 쉽게 동화형태로 묶어 연재코자 합니다.
모쪼록 부담 없이 읽고
다른 생각을 접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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