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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삼성 `새노조` 싹트나?

Time(천둥새) 2007. 10. 12. 16:49
» 구조조정에 반발해 처음으로 집단행동에 나선 삼성에스디아이 및 삼성전자의 과장급 간부 40명이 6일 오전 경북 구미의 금오산에 모여 등산을 하고 있다.
이른바 ‘무노조 경영’을 내세우는 삼성그룹의 과장급 간부들이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지역·계열사 간 모임을 만들어 집단행동에 나섰다. 삼성의 중간 관리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도 이례적인데다, 이들은 노동조합 건설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이후 활동이 주목된다.

6일 오전 10시께 경북 구미시 금오산 자락에는 수원 본사와 천안·부산 공장 등에서 온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삼성전자의 ‘희망퇴직’ 대상자 40명이 모였다. 40∼50대 과장급들인 이들은 등산모임 형식으로 모였지만, “구조조정에 대해 기존의 노사협의회 대신 자발적인 노동자 조직과 논의할 것을 회사 쪽에 요구하자”, “과장급들에 대한 기준 없는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자” 등의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회사 쪽의 희망퇴직 요구를 거부한 뒤 일을 맡지 못한 채 ‘왕따’가 돼 사내 흡연실과 바둑실 등을 떠돌면서 자연스럽게 만났고, 같은 처지에 공감하면서 부산의 ㅊ과장, 천안의 ㅈ과장 등 모임을 주도하는 이들이 생겼다. 지난 4월 수원과 천안에서 ‘삼성의 잘못된 역사를 바꾸는 사람들의 모임’(삼역모)이, 부산에서 ‘삼성 과장 연합’(스카이)이 구성됐다. 과장급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두달여 만이었다. 이번 모임은 이들 두 조직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였다.

구조조정에 노조를 통해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희망퇴직 대상자들이 자구책으로 집단적 대응에 나선 셈이다. 금오산 등산이 끝난 뒤 토론에서 천안 삼역모 대표 ㅈ과장은 “명예퇴직 대상자가 몇 명인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회사는 노사협의회 대신 우리와 직접 대면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스카이 대표 ㅊ과장은 “우리는 노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합동모임을 활성화해 새 조직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쪽은 그동안 “구조조정은 인위적이지 않다”며 희망퇴직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개별 면담 방식으로 퇴직 수순을 밟는다고 설명해 왔다. 삼성에스디아이에서만 올해 상반기에 100여명이 퇴직했다.

하지만 30년 동안 삼성에 몸담았다는 ㄱ과장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 뒤에 숨어 퇴직을 강요하는 게 더 무섭다”며 “내 책상은 출입문 옆으로 옮겨졌고, 갑자기 일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ㅇ과장은 “퇴직 면담을 한 직원은 곧바로 투명인간이 되고, 회의나 회식 때 팀장은 나를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했다”며 “삼역모에 가입하자 팀장이 ‘잘해줄 테니 모임을 그만두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강문대 변호사는 “회사가 희망퇴직 권고는 할 수 있지만, 업무수행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왕따를 종용하는 행위 등은 근로자에 대한 인격권 침해이자 근로계약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에스디아이 이경상 홍보부장은 “왕따 등 고립이나 배제를 통한 반강제적인 퇴직은 있을 수 없다”며 “이들은 승진 가능성도 없고 후배들과 직급이 역전돼 퇴직을 권고받은 일부 불만 세력”이라고 말했다.

출처 : samsung..사랑한다 삼역모
글쓴이 : 구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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