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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펌)(닥터봉 대형칼럼) 불확실성의시대...태양, 물길, 향기, 풍경의 원칙에 충실하라

Time(천둥새) 2007. 1. 27. 12:37

 

 

 

제 목
(닥터봉 대형칼럼) 불확실성의시대...태양, 물길, 향기, 풍경의 원칙에 충실하라
글쓴이
Dr.bong
등록일
2007.01.26
조회
202
 
용산전자상가에서 수입 오디오 판매사업을 하고 있는 K씨는 10년 동안 내로라하는 집들은 다 구경했다. 수입 오디오를 구매하는 계층들이 대부분 상류층이고 좋은 주택이나 아파트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삼성동 아아파크요? 제가 본 집중에 최곱니다. 밤 조망권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오디오 설치보다는 창밖을 내다보느라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에도 A/S나 업그레이드 등의 문제로 몇 번 더 들렀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저 같은 사람은 평생 벌어도 그런 집 한 번 못 살 겁니다. 11억에 분양 받은 집이 50억이 됐다나 그러더라구요."

삼성동 아이파크는 2001년 9월 평당 1300만원에서 1700만원 사이에 분양됐다. 청약 경쟁률은 10:1 미만이었고 당첨 즉시 전매가 가능했다. 로얄층 기준, 전매 프리미엄은 55평형 5000만원, 73평형은 1억 원 정도였다.

그리고 몇 년 후 실제로 73평짜리 아파트가 50억 원에 팔려나갔다. 아파트 투자로 시세차익 40억 원 이라는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오늘의 모습이다.

삼성동 아이파크뿐만 아니라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도곡렉슬, 타워팰리스, 유명재건축 대상단지, 강남권 일대 아파트들의 시세차익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과거 몇 년간 부동산 투자는 고삐 풀린 망아지였고 투자자들의 표현으로 "마켓이 좋았다.".

짧게 설명하면 5년 동안 약 400% 올랐다. 생각의 범위를 초월하는 상승률이다. 물론 부동산 폭등이 서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 세계 중심도시들도 많이 올랐다. 내로라하는 선진 도시들도 저금리를 기반으로 5년 동안 약 200% 올랐다.

그 중에서도 서울은 유독 강세였다. 다른 세계적인 도시들 대비 2배 더 올랐고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 원인에는 타 도시들과는 달리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여서 가용면적이 좁고 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시스템인데다가, 부동산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가 강하다는 몇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이다. 더군다나, 이번 같은 저금리 시대는 한국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기에 더 오버됐다.




◆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값

최근 급격히 오른 서울 아파트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강남 등 주요지역의 인기 아파트 가격은 평당 5000만 원 이상이다. 평당가 7000만원에 달하는 아파트도 탄생했다. GDP 1만 5000달러를 밑도는 우리나라에 수십억씩이나 되는 아파트가 상당수 있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놀라운 일이다.

뉴욕과 런던에는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가 수천세대 있고 동경과 파리에는 평당 6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상당수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 물가환산, 교통, 공원, 도시경쟁력, 도시전체의 작품성과 예술적인 평가, 도시가치를 감안하면 서울의 5000만원을 초과하는 평당가는 너무 과한 것 같다.

뉴욕이나 런던의 물가는 서울의 2배 수준이며 외국인의 고급 부동산 보유율은 30%가 넘는다. 도시 경쟁력의 대표적 인프라인 도로, 지하철, 교통망은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엮여있고 GDP도 4만 불과 3만 5000불 수준으로 한국의 2배를 넘어선다. 초대형 공원도 곳곳에 있어서 도시 전체의 질을 높인다.

파리와 로마 등은 작품성과 예술적 가치, 도시지명도와 전통성에서 서울을 앞선다.
알려진 명품도시이자 관광도시여서 세계인이 투자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세계 유명도시보다 훨씬 비싼 서울의 아파트값은 한국의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주택 환경의 모순과 과잉투자의 거품을 담고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시대

아파트 가격은 무자비하게 오르고, 그 오른 가격이 사회에 주는 파급효과는 너무나 크다. 5공, 6공처럼 물량으로 밀어붙일 능력도, 생각도 부족한 정부는 몇 년간 공급부족을 부정하다가 온갖 파괴적 부동산정책을 내놓고 아파트 반값 등의 비현실적 현안을 논의하고 결국 분양가 규제로 간다.

IMF이후 몇 년의 시간동안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라가는 분양가 자율화 시대가 새로운 첨단 아파트들과 건설시장의 새 경쟁력을 만들어 냈지만 부동산시장을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 탓에 다시 시계바늘을 되돌리는 듯싶다.

1997년 12월, 9시 뉴스에 IMF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그것이 돈을 빌려주는 곳인지 국민들은 처음 알았다. 1998년이 비로서 본격적인 IMF의 해였다.
한 해 동안 구조조정, 부동산 가격폭락, 임금삭감 등 겪어보지 못한, 온갖 회오리바람이 몰아쳤다. 가장 타격이 큰 업종중의 하나가 건설업이었다.
그 누구도 부동산을 사려고 엄두를 못 내는데다 대출 금리는 무려 20%가 넘었다. 정부와 업계는 지금이 바로 시장 경제를 실현해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 분양가 자율화를 합시다. 외국처럼 자기가 받고 싶은 가격만큼 받고 주택도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할 때입니다. "

" 그렇습니다."

정부는 1999년부터 분양가 자율화를 실시했다. 금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분양가 자율화는 빛을 발했다. 비싼 집이 만들어지고 잘 팔리기 시작했다. 서초가든 스위트, 롯데캐슬 84를 시작으로 부르는 게 값인 "프리미엄 아파트"들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건설사는 생각에만 머물렀던 공격적인 시공과 분양을 할 수 있었다. 원목마루도 깔고 시스템 창호도 달았고 커튼월 방식의 외관도 채택했다. 수입 대리석과 욕조, 각종 빌트인도 장식이 가능했다. 오직 건설사와 고객이 합의만 되면 종전가격의 2배가 넘는 아파트도 계약이 가능했다.

중간에 끼어서 감놔라 대추놔라 했던 정부가 빠지니 시장이 살아났다. 파는 측은 원하는 것을 만들어 냈고 사는 측은 살맛나는 집에서 살게 됐다.

광고, 홍보비도 대폭 늘려 잡았다. 건설사가 욕심을 냈다. 적정가의 1.5배를 불러봤다. 순조롭게 팔려나갔다. 토지 공사가 끼어들었다. 신도시를 만들면서 땅값 조성원가의 2배를 불렀다. 정부는 분양권 전매와 소형평수 의무비율 삭제, 일시적 양도세 면제라는 보너스를 내놨다.

시장은 금방 복마전이 됐다. 구청은 분양권 전매 신청서에 도장을 찍어주기 바빴고 당첨된 분양권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팔려나갔다. 아수라장이었다.

분양가 규제시대에 지어진 기존의 아파트도 새아파트 분양가격만큼 뛰기 시작했다. 700만 원짜리 분양가는 4년이 지나자 3000만원이 됐고 2억 5000만 원짜리 아파트는 10억 원이 됐다.

중소기업 샐러리맨 S씨의 목표는 10억 원을 모으는 것이었다. 10억을 모으면 3억짜리 30평형대 아파트를 사고 7억 원을 은행에 넣고 그 이자로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해외여행도 가고 노후생활도 할 생각을 했다. 밤을 새워 일했고 돈이 벌리는 대로 은행에 꼬박꼬박 저축을 했다. 한 푼 더 이자를 받기위해 대여섯 개의 저축은행에 5,000만원씩 쪼개서 예금을 넣어 놨다.

그 꿈은 수년간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서 헛된 목표가 되어버렸다.
10억 원을 모아본들 30평짜리 아파트를 사기도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매년 들어오는 수입은 그것이 그것이고 집값은 계속 오르는 상황이 됐다.
기회를 놓치고 나니 무작정 돈을 다 털어 넣고 오른 가격으로 집을 사기도 두렵다. 어떤 아파트를 사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융자를 얻어서 큰 집을 얻는 것도 겁이 난다. 이제 융자 제한까지 본격적으로 시행하니 집은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통장 속에 든 돈은 더욱 작아 보인다.

" 프리미엄이라도 주고 분양권을 샀어야 하는 건데 웃돈이 아까워 통장만 끌어안고 분양아파트 청약만 해왔던 내 자신이 어리석었어… 요즘 눈에는 아파트만 들어와…."




◆ 정부의 아파트값 잡기 최선책, 대출규제

3억 원짜리 아파트를 자기돈 1억 원과 융자 2억 원으로 사서 6억 원이 되니 3억 원이 남았다. 전형적인 아파트 투자의 방법이다.

각종 시그널이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울릴 때 사람들은 융자를 통한 투자에 들어간다. 융자에 대한 제한이 없을 때는 월세나 전세를 끼고 자기돈 한 푼 없이 살 수 있는 아파트도 많았다. 이른바 ‘하드 레버리지’라 불리 우는 ‘대출’은 자산증식의 1등 공신이었다.

당국은 1차로 6억 이상 아파트 담보대출을 옥죘다. 비싼 아파트가 부동산 폭등이
원인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랬더니 6억 미만 주택이 난리가 났다. 이러다간 6억 미만의 모든 아파트 가격이 5억 9900만원이 될 판이었다.
다시 모든 아파트 대출 규제를 내놨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용어 DTI (Debt to income) 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상환능력을 근거로 연봉의 4배만 융자해주겠다는 방안이다.

결국 외국계은행과 대부업체만 배를 불린다. 외국계은행과 대부업체들은 금리가 7%를 넘어간다. 조기상환 패널티도 상당하다.

대출규제는 돈줄을 막아서 투자수요를 억제하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과 시장 원리를 위배했다는 근본적인 자책감이다.

선진국들은 아파트 가격이 올라도 시장경제에 위배되는 정책은 잘 쓰지 않는다. 주택 매입이 모기지론 이라는 융자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필요한 곳에 주택의 수요를 늘리거나 금융당국자가 콜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조정하는 고유 업무내의 합법적 범주의 방법을 쓴다.

중국 등 주택시장의 후진국들은 각종 규제라는 무리한 방법으로 융단폭격을 한다. 당장 문제점을 해결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시장 경제위반이라는 멍에를 쓰고 신뢰성을 잃는다. 시장이 죽으면 각종 누르기 정책들은 또다시 풀어야하는 부끄러운 과제로 돌아온다.




◆ 청색전화, 백색전화, 반값아파트

우리나라는 온갖 아파트 규제의 실험장이다. 나올 수 있는 모든 부동산 대책이 다 등장했고 위헌요소가 많은 불합리한 정책들도 등장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먹히면 다행이고 안 먹혀도 그만이라는 방식의 각종 대책은 결국 반값 아파트라는 비현실적인 방안도 실행대상이 된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청색전화, 백색전화라는 용어가 있었다. 전화가 귀해서 전화는 재산권 1순위였다. 서울시내 50평 단독주택보다 비싼 전화기 1대의 권리 가격은 프리미엄이 얹혀 져서 전매되기 일쑤였고 월세를 받고 임대되기도 했다. 이런 전화가 백색전화였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청색전화를 내놨다. 이른바 전매가 불가능한 전화였다. 청색전화가 나오면 백색전화의 가격은 금방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희소성을 가지게 된 백색전화 가격은 급격히 올라갔다. 청색전화가 수년간 꾸준히 공급되는 것을 확인 하고서야 백색전화 가격이 떨어졌다.

지금은 전화권을 재산으로 보지 않는다. 널린 것이 전화이고 언제든지 신청만 하면 사용 가능한 것이 전화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토론대상으로 삼는 아파트 반값 논쟁은 꾸준한 반값아파트 공급 여력이 있을 때나 가능하다. 한 두 군데 땅을 조달해서 환매조건부나 토지임대형 반값아파트를 내놓는다고 해서 아파트 가격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의 상승의 주요인이 수요 대비 공급부족이라고 판명되어지는 상황에서 그 원천인 택지부족현상을 해결하지 못한 채 반값아파트를 현실화 시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몇 달간 중요시간대 언론을 할애해서 반값아파트를 토론하고 신문 주요 면을 장식하는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과 아파트 시장의 근본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인들과 당국자들이 안타까워 보인다.




◆ 왜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가?

첫 번째 이유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집이라기보다는 가장 확실한 투자수단이다. 사놓으면 오르고 손해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종암아파트와 마포아파트가 생긴 이후부터 총 6번째의 아파트 파동이 일어났다. IMF 때는 떨어졌고 5번은 수년간 크게 올랐다. 아파트는 한국형 주택으로 재산증식 수단으로 성공했다.

두 번째 이유는 수요대비 공급부족이다.
매월 분양시장에는 아파트가 줄줄이 나오지만 공급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이제는 수도권에 나올만한 택지가 없어 집은 부족하고 새집은 금세 팔린다. 재건축마저 규제를 하니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평형의 아파트는 부르는 게 값이다. 절대공급이 부족한 곳이 서울과 수도권이다.

세 번째 이유는 과잉유동성이다.
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린 돈과 외국에서 유입된 투자자금 들은 결국 실물 경제의 대표상품인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기 시작했다.

아무리 통화가 많이 풀려도 경제 활동이 활발해 돈이 굴러갈 수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활동이 통화의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하면 자금은 한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2000년 초 벤쳐거품과 바로 이어진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폭등이다.
시중에는 500조가 넘는 과잉 유동자금이 단기성 예금에 들어있다.
이 자금들은 가장 안정된 투자처인 부동산을 주목하고 있다. 차고 넘치는 돈에 부동산 가격은 매일 올라간다.

네 번째 이유는 저금리이다.
돈은 늘어나고 경기위축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되면서 정부는 계속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현상이었고 타당한 일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이후 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더 많이 풀어놨다. 연 10%대의 공식화된 콜금리가 8%, 6%, 4%로 떨어지면서 시중의 자금들은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손해라는 생각이 팽배했다.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려들어왔다. 대표상품인 아파트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 이유는 수도권 인구증가이다.
아파트 가격은 엄청나게 올랐지만 따지고 보면 수도권만의 잔치이다. 대한민국에는 5000만 명의 인구가 산다. 그중 2500만 명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주한다. 수도권 인구는 점차로 늘어나고 지방의 인구는 줄어든다. 학교와 취업, 생계를 이유로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인구는 수요를 형성하고 결국 아파트 가격을 올려놓는 단초가 된다. 가구 수는 증가하고 필요한 주택공급은 원활하지 못했다. 수도권 부동산이 투자 상품으로 확실하다는 생각에 지방의 투자자금들도 수도권으로 몰려든다. 오르는 아파트 가격을 보고 사람들도 상행열차를 탄다.

여섯 번째 이유는 정부의 정책적인 실수이다.
예측력과 시장 감각이 부족한 정책당국자들은 세금폭탄과 재건축불가 등 과도한 규제를 가하면 시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인 것이 8.31 대책에 의한 양도세 과다부과, 종합 부동산세, 대출제한 등 시장의 기본원리를 침해하는 것들이다. 세금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시장을 잠정적으로 잡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세금은 그대로 아파트 가격에 더해져서 아파트 가격을 더 올려놓고 무리한 규제는 거래를 위축시켜 다시 가격을 올린다.

일곱 번째 이유는 신규아파트의 고분양가격이다.
얼마를 부르든지 팔리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인근의 아파트 가격을 올리고 땅값을 올려놓는다. 비싼 땅값, 새아파트 고분양가,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 등 매일매일 순환적으로 갱신되는 아파트의 가격은 부동산 시장을 밀어 올린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팔릴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의 극대치를 분양가격으로 잡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은 분양 시점 가격의 2배를 입주시점의 가격으로 예상한다.

결론적으로 공급을 늘려야한다. 규제와 억제, 징벌적 무리수를 두기에 앞서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내야한다. 수도권 인구를 덜어내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넓게 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수요자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때일수록 자기 집을 마련하고 자신의 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찾아야한다.




◆ 좋은 아파트에 대한 철학(哲學)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좋은 집을 구해서 그곳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 집은 사람에게 있어 가치 있고 꼭 필수적인 것이고 나아가서는 위대한 것이다. 좋은 집은 영원한 자산이 된다. 주택의 대표상품 아파트지만 본인이 진정 원하는 주택의 스타일이 아파트인가, 단독주택인가, 연립인가 등을 고뇌해야 한다.

단독주택은 내 공간이라는 개인 주택 성향이 강하지만 냉•난방, 정원관리 등 유지 보수비용의 측면에서 공동주택보다 불리할 수 있다. 아파트는 층과 향, 위치 등에 따라 집으로서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으니 꼼꼼히 체크해 봐야한다.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오래살 수 있는 집인가 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3년에 1번씩 이사 다닌 사람이 30년간 한 곳에서 눌러 앉아 산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집으로 인한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결국 좋은 아파트, 값어치 있는 아파트는 꾸준히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몇 년을 살 계획이든지간에 오래 살만한 주거 가치가 있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그 아파트는 보유하던 매도하던 집주인에게 좋은 집이 된다. 그러한 집은 매년 개발되는 인프라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에 있는 집이여야 하고 노년에도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집이어야 한다.

둘째는 자녀를 위한 집이어야 한다.
가족의 삶의 변화와 미래를 예측, 감안한 집이 좋다. 자신보다 자녀의 미래에 모든 것을 거는 우리 사회의 풍조에서는 자녀를 위한 좋은 교육시설, 좋은 환경을 갖춘 안정된 집이 좋다. 신도시 시범단지의 초, 중, 고가 단지 내에 들어있고 넓은 운동장을 언제고 쉽게 쓸 수 있는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초등학생이나 청소년들을 볼 때면 정말 선택받은 자녀들처럼 여겨진다. 좋은 부모를 둔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예쁘게 놀다가는 어린이들을 볼 때도 가슴이 뿌듯하다.

부수적으로 다른 가족들의 일상과도 맞딱뜨리는 집이 좋다. 동네에 있는 어른들이 수준 있게 친구도 사귀고 주말이면 노인들끼리 다정하게 어울려 식사를 하는 모습도 아름다워 보인다.

셋째는 나를 성공시킬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
내 자신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담은 집을 사면 좋겠다. 책을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을 중점으로,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둔 가장은 주방이 넓은 아파트를 구입해야 한다.

집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점이 되는 공간임을 인정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투자가치를 보고 집을 많이 사지만 실제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는 주거가치에 있다는 근본적인 사안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햇볕을 좋아하는 사람은 남향의 집을 사고 조망권을 좋아하는 사람은 풍경이 있는 집을, 녹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산과 숲을 낀 집을 사고자 하는데 유념해야 할 것이다. 직장에서 성공하려 한다면 직장과 주거와의 거리도 고려해 봐야하는 필수 조건이다.

넷째는 대중이 원하는 요소를 갖춘 집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집은 교육시설을 잘 갖춘 쾌적한 아파트이다. 좋은 아파트는 몇 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평탄한 지역에 위치한 도보이동이 쉬운 아파트이거나 지하철이 인접해 교통이 편리한 곳, 시대를 대변하는 트렌드나 평형을 갖춘 아파트이다. 상권 및 생활편의시설이풍부하고 문화시설이 좋은 곳 또한 사람들이 선호한다. 새 아파트이며 만족할만한 보안시설과 부대복리 시설을 갖춘 아파트 또한 인기가 높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이 짧고 충분한 대수의 주차시설이 마련된 아파트다. 세대수도 많고 시공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서 가치 있어 보이는 아파트다.

다섯째는 유동성이 확보된 집이 좋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 중의 대표적인 요소는 현금과 같다는 환금성이다. 새집을 사서 이사 가게 될 때 급히 처분하게 될 경우 가장 빨리 현금화 할 수 있는 부동산이 아파트다. 아파트는 규격화된 상품이어서 가격이 정해져있고 세대별 가격은 같은 동 위, 아래의 아파트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거래가 쉽다.

아파트 중에서도 남향이거나 로얄층이라 불리 우는 중간층은 환금성이 더 높다. 인테리어를 잘 했거나 뻥 뚫린 조망권을 학보하고 있다면 집을 매매하는데 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기타의 부동산이 주인을 찾아서 제 가격을 받는데 1년 이상 걸리기도 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아파트에 투자하기를 좋아하는 것 또한 충분한 이유를 가진 일이다.




◆ 좋은 아파트를 찾아서

부동산 강의가 끝나면 으레 몇 통의 편지를 받는다.
한지에 빨간 꽃무늬를 그린 꽃봉투에 정성스럽게 접힌 편지가 들어있었다.

“선생님 처음으로 집을 샀습니다. 선생님이 쓰신 책대로 1000세대가 넘고 공원이 있고 지하철이 가까운 곳입니다.
양쪽 집안에 손 벌리기 싫어서 주식을 팔고 적금과 예금을 깨고 퇴직금 청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내 돈보다는 은행돈이 많습니다.
잘 샀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동산이 폭락할 수도 있다던데 조금은 두렵습니다.
그리고 돈이 부족해 새집은 사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이 너무 낡았습니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

나는 며칠을 그 편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답변을 보내 줬다.

“잘 사셨습니다. 아파트 가격을 향후 5년간 가로로 간다고 생각하시고 라이프 플랜(Life Plan)을 짜보시기 바랍니다. 융자금 상환 스케줄과 집을 손보는 작업 등을 통해 오래 살만한 집으로 만드는 작업을 생각해 보십시오.
차후에 집값이 오르는 것은 보너스라 생각하시고 너무 그 점에 연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 당장은 벽지, 장판정도 교체하시고 들어가 사시다가 이것저것 체크리스트를 만든 후 조금씩 고쳐 가시기 바랍니다.
집이 다 고쳐질 때쯤이면 집을 사실 때 소망한 것들이 이루어져 있을 겁니다.
근처에 인테리어 잘하는 집도 첨부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좋은 아파트란 무엇인가?

이와 같이 노력해서 정성으로 산 아파트가 좋은 아파트다. 매수자가 삶의 기본이 되는 행위를 하고자 충분히 준비하고 공들여서 산 집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경우는 대개 잘 오르고 좋은 결과를 낳는다.




◆ 아파트를 통한 재테크, 가치 있는 아파트란?

오르는 아파트 값은 집을 주거가치 보다는 투자가치로 선택하게 한다.

요즈음은 부동산 광풍으로, 아파트는 집이라는 고유의 범위를 넘어 금이나 보석 같은 재화, 카지노의 플라스틱 칩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좋은 아파트를 사고자 하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주거가치 100점에 투자가치 100점인 집은 없다.
투자가치가 높으며 주거가치를 상실해야 하고 주거가치가 높은 집을 찾으려면 투자가치를 어느 정도 양보해야한다.

예를 들면, 요즘 인기주택은 높은 곳에 위치한 타워형 고층아파트다
잘 지은 유명브랜드의 고급 아파트 꼭대기 층은 잘 오르고 잘 팔린다. 집을 사기위해 집 구경 온 사람은 15분 정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나가기 때문이다.
이른바 ‘깜짝 조망‘이 너무 완벽해서 방문객은 반해버린다.

그러나 살면 살수록 높은 곳은 살기에 불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단 몸이 찌부듯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약간의 불안감과 혈압상승도 나타난다. 산소는 당연히 저층보다 희박하고 식물은 꽃을 잘 피우지 못하여 보이는 사물의 위치에 따라 붕 떠 있는 느낌도 갖게 된다. 외관은 멋지더라도 창문을 완전히 열어젖히기 힘들어 쾌적성이 떨어진다.
그럼, 좋은 아파트란 무엇을 사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주거가치에 포인트를 두고 '때‘와 ’위치‘와 ’공간‘을 사는 것이다.
때와 위치와 공간을 잘 사면 주거가치도 누리면서 성공한 재테크를 할 수 있다.


1. 삼면 조망권을 찾아라.

종래의 아파트는 2면 조망이었다. 알기 쉽게 앞뒤 베란다가 트여있었다. 주상복합 아파트가 힛트상품이 된 하나의 조건에는 일부 평형의 경우, 삼면 조망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주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근래 좋은 아파트 기준의 1,2위를 다투는 것은 조망권이다.

그중 3방향으로 창문이 달린 아파트를 골라 보자
펜트하우스로 올라가면 4면 조망권이 나오기도 한다.
동서남북 4방향으로 트여있는 집은 이른바 명품주택이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스타일에 따라 창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2. 太陽이 있는 집을 사라

최근 50억 넘게 팔린 집 삼성동 아이파크 73평형은 3면 조망권을 가지고 있다.
동쪽에서는 붉은 해가 떠오르고 워커힐 쪽 한강이 그림같이 보인다. 북쪽에는 쭉 뻗은 영동대교와 성동, 광진구의 오밀조밀한 집들이 아름답게 보이고 서쪽에는 압구정동, 청담동의 크고 작은 빌딩들이 내려다보여 도시의 사계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럼 이 아파트의 단점은 무엇일까?
정남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거머쥔 거주자들이 몹시 아쉬워하는 점이다.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넘어간다. 남향의 창에는 늘상 햇볕이 가득하다.
동쪽의 창에 햇볕이 머무는 시간은 오전 11시 정도까지이다. 집은 낮에는 햇볕으로 밝아야 하고, 밤에는 불을 끄면 어두울수록 좋다.
나는 남향의 창을 가진, 겨울이 따뜻한 집을 적극 추천한다.


3. 향기가 있는 집을 사라

꽃밭과 벌, 그리고 푸른 하늘, 붓꽃에 매달린 아침의 물방울들, 울창한 나뭇잎 속을 파고드는 작은 새들. 그곳에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낀다.
나무의 질과 꽃밭 디자인, 넓은 화원과 수준 높은 정원, 조경면적, 조경 스타일 등이 아파트의 가격을 가르는 시대다.
아파트를 지을 때 조경에 투자되는 금액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간다.
꽃향기가 묻어나고 색깔이 있는 고급 정원을 가진 아파트를 사는 것이 좋아 보인다.


4. 물길이 닿는 집을 사라

요즈음은 트렌드가 ‘개천’이다.
종래에 오물이 가득하고 검은 물이 흐르던 개천은 모두 환상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양재천, 청계천, 성내천, 반포천 등, 도심의 천들은 계속되는 복원공사로 시골의 맑은 개울 못지않은 모습으로 바뀌어 가면서 천(川)의 혜택을 받는 아파트들이 뜨기 시작했다.

복개와 물길내기 등으로 1m~3m에 달하는 작은 수로들이 곳곳에 만들어지면서 악취와 생활하수로 오염원이던 과거의 개천들은 웰빙공간이 됐다.
이제 대도시의 하천은 생활하수는 매립된 지하 하수관을 따라 흐르게 하고 메말랐던 노출하천에는 다량의 지하수를 끌어 올려 방류함으로 충분한 수량을 충족시키고, 청둥오리, 갈대, 갯버들이 사는데 어울리도록 꾸며놓았다.

한강 인접 아파트도 오르는 아파트로 꺼리길 것이 없다.
고수부지, 자전거 도로 등 한강둔치의 생활, 휴식, 운동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간 경관 등의 개선으로 조망권도 더욱 좋아졌기 때문이다.


5. 풍경이 있는 집을 사라

시야가 뻥 뚫린 집, 볼 것이 있는 집, 창밖에 풍경이 있는 집을 사는 것이 좋다.
풍경은 너무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된다.
잔잔하고 편안하게 세상의 자연(自然)과 물상(物象)들이 눈에 들어오면 된다.
보이는 것들이 아름다울수록 친근할수록 아기자기할수록 집의 가치는 높다.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도, 멀리서 봄을 기다리는 언강 나루의 모습도 아름답다.
고즈넉한 재개발구역의 낡은 지붕들이 한 움큼 보여도 괜찮다.
보는 공간이 있는 집이 좋은 집이고 그 가치는 점차로 인정받고 있다.


6. 천정 높고 네모반듯한 집을 사라

세계적으로 최고가를 구가하는 최고급 주택들의 스타일은 어떨까?
유니트(unit)라고 하는 내부평면으로 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다.
가로3, 세로2의 3:2의 비율의 직사각형 평면을 가지고 있다.
가장 안정된 평면이다.
천정 높이는 3m 정도로 한국의 일반 아파트보다는 40cm ~70cm 정도 높아서 개방감이 뛰어나다.
천정 높고 네모반듯한 집은 통풍, 환기, 쾌적성에서도 우월하다.

심리적으로도 가장 안정감 있는 평면이고 풍수학적으로도 최고라고 일컫는다.
네모반듯하고 천정 높은 집을 찾으려면 아파트 관리실에 가서 도면을 들여다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7. 평탄지(平坦地)에 있는 아파트를 사라

도심이 좋은 것은 평탄하기 때문이다. 평탄한 곳으로 사람들은 몰려든다.
그곳이 개발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산 5000평과 평지 5000평의 쓸모는 당연시 후자가 높다.
경사지는 평지로 만들 수 없고 만들어도 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면적도 줄어든다.

평지는 고대부터 가격이 비싸다.
그 쓸모가 훨씬 많은 이유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동선과 접근이 편한 곳을 선호한다.
높은 곳에서 살다가, 조금씩 조금씩 내려와 평지에 이르렀을 때 재테크로서도 성공이 보인다.

이왕 아파트를 살려면 조금 더 무리해서라도 평탄지에 있는 아파트를 사는 것이 나중에 훨씬 더 많이 오른다.


8. 좋은 아파트의 원리를 이해하라

한국에서의 좋은 아파트는 몇 개의 규칙을 따라간다.
좋은 위치에 그 시대의 트렌드를 담고 있으면서 새것이고 재미있는 것이다. 세대수도 많을수록 좋은 학교근처라면 최고다. 시장 메커니즘은 금리와 수요, 공급의 원리, 도시가 발달하는 쪽의 향배를 쫓아간다.

좋은 아파트를 사는 것과 아파트를 통한 재테크가 처음에는 몹시 난해해 보여도 원리를 이해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 다음에는 자금 스케줄과 가족 수 등 인생계획이 필요하다.


9. 때를 사라

사람들은 오르기 바로 직전에 아파트를 사기를 기대한다.
좋은 위치와 공간은 눈에 보이지만 ‘때’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때는 언제일까?

대표적인 것이, 학수고대하던 필요한 것이 이뤄지기 1년 전이다.
예를 들면, 분당선 연장선, 선릉역 개통, 서울 숲 개장,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단지내로 물길이 통수되기 시작한 직전, 판교분양 논의, 9호선이 급부상하기 전 등이 아파트를 살 때다.



집을 사는 것은 꿈을 사는 것이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충분한 연구를 거쳐 삶을 담을 공간을 사는 행위를 정부는 적극 지원해 줘야 한다.


< 신동아 2월호,봉준호의 아파트 >

출처 : 행복투자
글쓴이 : 이화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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