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재테크와 관련해 가장 많이 문의하는 사안 중 하나가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웬만큼 오른 것 같은데 정작 손에 들어오는 이익은 왜 적은가' 하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이익에서 누수되는 부문을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테크를 할 때는 기대할 수 있는 투자이익 못지 않게 각종 비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같은 투자이익을 내더라도 세금 수수료 등이 많으면 그만큼 가처분 투자이익은 줄어드는 착시 현상이 커진다.
재테크 수단별로는 부동산 투자가 간접경비가 많고 착시현상이 심하다.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이 부자 기준을 따질 때 부동산보다는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투자금액만을 감안해 평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금융상품 중에서는 부동산만큼 세금은 높지 않지만 수수료가 높은 것이 각종 펀드 상품이다.
이른바 '변동성의 함정(volatility trap)'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가처분 투자이익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모든 투자를 단기간에 끝내려는 대박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만약 100만원을 최고·최저 수익률이 각각 플러스 마이너스 50%인 부동산과 10%인 금융상품에 투자한다면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까.
답은 후자다.
원금 100만원을 부동산에 투자해 첫 해에 50% 올랐다면 150만원이 되지만 그 다음에 50% 떨어졌다면 75만원이다.
이런 등락이 세 번만 반복한다면 투자 원금은 84만3750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변동성이 10%인 금융상품에 같은 기간에 같은 방식으로 수익이 났다면 투자 원금은 107만8110원으로 늘어난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처럼 큰 폭으로 급등한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급등락을 반복한다면 원금도 지키기 어렵다.
반면 변동성이 작더라도 일정 수익의 금융상품에 장기간 투자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도 가처분 투자이익이 떨어지는 요인이다.
아직도 우리 국민 중에 상당수는 부동산 투자에 전력하거나 분산 투자를 하더라도 성격이 비슷한 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우리와 주요국 증시의 상관관계를 구해보면 인도가 가장 낮고 그 다음으로 미국 동유럽 중국 일본 순으로 나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미국의 주가 상승 속에 우리 증시가 그만큼 오르지 못한 차별화(decoupling)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점을 뒷받침하는 통계다.
이 같은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앞으로 미국 경기가 둔화해 미국 주가가 떨어질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종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같은 투자수익을 낸다 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도 투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요인이다.
우리 국민들의 가계소득 내역을 보면 크게 임금과 재테크 소득으로 이뤄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재테크 소득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얻은 소득은 임금과 달리 불로소득으로 생각하는 재테크 생활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투자이익을 쉽게 쓰다 보면 손 안에 남는 것이 없다.
세계적인 부자일수록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제테크에서 얻은 소득을 재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결국 워런 버핏과 같은 세계적인 부자들처럼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각종 착시 현상을 제거하는 가치투자의 3원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