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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은퇴를 앞두고서 준비해야 할 것들.

Time(천둥새) 2011. 10. 15. 14:45

 53세 고1,3학년 두아이를 둔 가장입니다. 영통에 40평아파트를 가지고있고 현재 상호저축은행에 현금 2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장생활하는 사람으로 정년이 2년 남았읍니다. 재테크 할 수있는 방법을 가르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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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짧은 내용의 질문입니다만 오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기에 제법 긴 답변을 해드렸습니다.

 

 

질문자께서 아파트와 2억원으로 기발한 재테크에 의존해서 정년 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남은 세월이 고단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돈 문제 말고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서 2년 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답변해드리고자 합니다.

 상담해드리면서 늘 조심스러운 점은 질문자 처럼 저보다는 나이가 많은 경우입니다. 특히 저는 이곳 상담코너에서 돈과 관련된 문제만 짚어드리지 않습니다. 돈 때문에 상담했다 하더라도 그 원인이 마음의 문제인 경우가 많으므로 마음을 고쳐서 돈 문제도 해결하게끔 유도하는 상담을 많이 해드리고 있으니 읽으시면서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항아리 속의 간장이 오랜 세월 묵었다 해도 항상 장맛이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먼저 질문자께서는 정년이 지난 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요즘은 그런 분이 줄었습니다만, 정년퇴직이나 경제활동을 그친 5~60대의 남성(특히 도시인)은 당연하다는 듯이안방에 들어앉아서 어른 행세하면서 시시콜콜한 것까지 참견하면서 잔소리꾼이 되곤 합니다. 이래서는 처자식으로부터 존경은커녕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됩니다. 아버지(가장)라는 존재는 자식과 아내에게 생계문제만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정신적으로 지주가 되어야 합니다. 이젠 더 이상 생계에 보탬이 되지 않을지라도 본인의 가장역할을 할 수 있는 인격인지 점검해보고 혹시 그렇지 않다면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고 자신을 바꿔야 합니다. 

 오늘이라도 당장 가족들을 모아놓고 재무상황을 모두 공개하면서

아이들아. 이젠 그전처럼 돈을 많이 벌 수가 없으니 없으면 없는 대로 아끼면서 살자. 너희들도 대학입학 후에는 스스로 벌어서 대학공부를 하던지 대학은 잠시 미루고 사회에 나아가 경제활동을 하도록 해라. 

여보, 당신도 그 동안 우리 가족들 뒷바라지 하느라 정말 수고가 많았소. 고집 센 남편 비위 맞추어 주느라 얼마나 힘들었소. 나도 앞으로는 당신만 아껴주면서 은퇴 후의 새로운 삶을 준비할 것이니 나를 믿고 좀 힘들더라도 함께 견뎌봅시다.”

라면서 가족들의 동참과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마치 오래 써서 다 닳아버린 칫솔과 같습니다. 즉 이젠 쓸모 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것이라 버림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하지 않은 사람은 오래 못삽니다. 꼭 돈벌이를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 일자리가 없다면 동네 길거리라도 청소하던지, 장애시설에 찾아가서 장애우들의 말벗이라도 해주고, 농번기에는 농촌에 가서 바쁜 일손을 돕던지, 산에 가서 쓰레기라도 주워오면 좋습니다. 사람의 에너지라는 것은 효율적으로 쓰면 다시 보충됩니다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방전되어버립니다. 에너지는 곧 생명이라서 잘 쓰지 못하면 자연 방전되어 버립니다.

 

두 번째는 자식들에 대한 교육부담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머지않아 1명에 대한 대학교육비가 1억원일 것이라는데, 가진 2억원으로 다 쏟아 붓고 나면 그 다음이 없습니다. 여태 아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자립심을 길러주었는지 모르지만, 좀 늦은 감이 있더라도 지금부터는 아이들의 인생에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보아도 극악무도한 짓을 하는 게 아니라면 어떤 친구를 사귀던 어떤 대학을 가건, 설령 고교 중퇴를 하더라도 그가 미처 고려하지 못했을 사항에 대한 조언은 할지언정 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게 하는 연습을 시켜주면 그가 고교를 졸업해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하건 군대를 가버리건 문제될 게 없습니다. 사회생활을 일찍 하다가 나중에 본인이 필요를 느껴서 대학을 가서 더 잘된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 부모들은 자식의 대학졸업까지 책임지려 하고 취업과 결혼문제까지 간섭합니다. 간섭을 하려면 책임도 져야 합니다. (자식의 입장에서도 부모의 간섭을 받기 싫으면 도움도 받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식들의 아이(손주)까지 떠맡게 됩니다. 어리석은 요즘 부모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은 내 것이니, 자식의 인생은 내가 정한 프로그램대로 되어야 한다]라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자식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도록 교육한다면 이젠 질문자 부부의 노후 문제만 해결하면 됩니다.

자식들의 교육비도 해결되고, 은퇴 후에 월 100만원짜리 일자리라도 잡는다면 영통의 집과 현금 2억원으로 부부가 50년인들 못살겠습니까? 요즘 예금금리로는 2억원을 맡기면 이자가 월 80만원은 됩니다. 물론 여태 써왔던 것처럼 소비한다면 10억원도 모자랄 것입니다. 사실 평생토록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해온 습관을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그 동안 도시에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오염물질과 쓰레기를 배출해서 이 세상을 더럽혔습니까? 귀중한 생명을 얼마나 많이 해쳐왔습니까? 수많은 경쟁을 거쳐오면서 꽤 많은 사람의 눈물을 빼왔겠지요? 알게 모르게 본인의 혀와 행동으로 주변사람들을 아프게 한적도 많을 것입니다. 이젠 남은 인생을 속죄하면서 세상의 아프고 배고픈 이들을 위해 베풀며 살아야 합니다.

늙으면 시골에 작은 전원주택 짓고 농사지으면서 살자는 분도 있지만, 깊은 연고가 있는 곳이라면 혹시 모를까, 그 동안 도시에서 제멋대로 살다가 늙어서 돈 싸들고 찾아 들어온 외지인을 곱게 받아들이는 농촌이 드뭅니다. 3~40대 젊은이가 농사지으러 입성하는 것은 좀 낫습니다.

 

마지막으로 집과 2억원의 현금으로 어떻게 재테크를 하면 좋겠는지 입니다. 영통의 집은 당분간 주거수단이니 매도하고 작은 전세로 가는 정도의 각오가 되어있는지 궁금합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집 문제는 2년 후 그때 상황에 맞춰 다시 고민해보도록 2억원만을 가지고 이 돈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노후자금으로 쓸 2억원으로 정기예금 말고 다른 믿을 만한 재테크 수단이 있을까요? 만의 하나 재무컨설턴트(FP, FC, LP )로 위장한 보험설계사를 만나서 보험회사의 변액상품이나 거치식 보험저축 따위를 가입한다면 최악입니다.

제가 질문자라면 지금부터 미리 편도 대중교통으로 2시간이면 출퇴근 할 만한 곳의 방 2개짜리 작은 집으로 옮기고, 아이들도 전학을 시키던지 자취를 시키겠습니다. 2년 후의 영통의 집값을 예상해서 전세를 놓던지 그냥 팔던지 해야겠지요. 물론 자가용을 처분하는 것도 적극 고려할 것입니다. 그것만 버려도 건강에 도움이 되고 지출도 줄어드니 소박한 노후를 대비한 꽤 괜찮은 연습이이 됩니다. 그래서 남은 돈과 2억원을 합쳐서 2/3는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1/3은 원자재펀드(곡물, 비철금속 섹터)에 넣어두겠습니다. 다른 투자수단은 한동안 자제하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엊그제 발생한 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세계적으로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주식, 채권 등의 금융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가치관의 변화가 예견됩니다. 예상한 변화가 없다면 더 문제겠지요. 저는 종말론자까지는 아닙니다만, 그 동안 인간들이 세상의 주인인양 인간만을 중심에 놓고 저지른 무자비함으로 인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응징을 받게 될 것이라 봅니다. 사람끼리도 따귀 한대 욕 한번만 해도 보복이 따르는데, 하물며 멀쩡한 소와 돼지, 닭 등을 경제논리로 생매장 하질 않나, 혀와 눈의 쾌락을 위해서 잔인한 방법으로 생명을 괴롭히기도 하고 대량 도살을 하는데 어찌 그로부터 무사하길 바랍니까? 어떤 생명이든 한 有情생명이 죽으면서 내뿜는 파동은 크고 오래 갑니다.

굳이 종말론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신도 비켜가지 못하는 인과응보의 진리가 앞으로 인간들의 운명을 증명할 것입니다. 그러한 미래에 준비하는 것이 보다 지혜로운 노후테크가 아닐까 싶네요.

출처 : 텐인텐[10년 10억 만들기]
글쓴이 : peterp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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