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조정호(39ㆍ태안읍 남산3리)씨가 지난 14일 문을 연 산이랑밭이랑 한식전문식당(태안읍 서문2길) 앞에서 웃고 서있다. |
산이좋아 밭이좋아 태안이좋아. 일년 전 청포대해수욕장을 보곤 한 눈에 반해 귀농을 결심하게 된 조정호(39ㆍ태안읍 남산3리ㆍ산이랑밭이랑 한식전문식당 대표)씨.
고향인 경기도 평택에서 건설기계 일을 하며 사십평생을 그곳에 몸담았던 그가 낮선 이방인의 땅이라 여겼던 태안을 눈에 넣을 줄은 일년전 소풍만 아니었다면 정말이지 꿈도 못꿀 일이었다.
자녀들과 함께는 아니지만 아내와 함께 무작정 평택을 떠나 온지 언 반년의 시간.
찜질방과 여관 달방 등을 오가며 살 곳과 할 일을 찾던 중 우연히 산이랑밭이랑 다음커뮤니티카페지기 임관수(56ㆍ태안읍 평촌길)ㆍ김명옥(57)<본지 기사 2014년 2월 27일자 참고> 부부를 알게 되면서 그의 태안생활이 한결 수월해졌다.
“우연히 청포대에 놀러오게 됐는데 그곳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태안에 살기로.”
이렇게 시작된 태안정착기는 성격급한 정호씨를 일년도 채 안된 시간안에 이곳까지 오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남면 청포대에서 자리잡기 위해 김화현 원청리이장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단다.
우연한 기회에 안면을 익히게된 태안읍 남산1길 주민 이광우씨에게서는 고구마 모종과 재배법 등을 배워가며 그렇게 태안으로의 귀농생활도 익숙해졌다.
지금은 남산3리에 마당이 있는 집터를 얻어 생활하며 고경종 이장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정호씨.
“시골생활이라는 게 적응하기 어렵잖아요. 더구나 귀농은 더할 나위없죠. 각 마을 이장님들이 그때마다 저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셨어요. 특히 이광우씨는 우리네 농경문화의 가슴 따뜻함을 알게 해주신 고마운 분이시고요.”
언젠가부터 시골생활을 동경하게 된 것도 같다는 정호씨는 그렇게 청포대와 인연이돼 지난 겨울부터 찜질방과 달방 등에서 숙식하며 집과 직장을 찾아다녔다.
쪽잠에, 익숙하지 않은 태안지리는 정호씨를 당혹스럽게도 했고, 매 끼니마다 밥을 챙겨먹는 것 조차 숙제아닌 숙제가 됐다.
해서 그 누구보다 귀농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는 그.
올해 3월 꿈에 그리던 시골집도 사게됐고, 작은 텃밭에서는 각종 채소를 심어 기르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또 조금씩 키워보자는 욕심에 닭 30마리와 앵무새 30마리를 키우며 아내와 시골 생활에 점차 녹아들고 있다.
그 무렵 약 7개월간의 노숙생활을 더듬어 귀농인들의 안식처 겸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는 임관수 내외와의 생각에도 동참하게 돼 뜻밖의 한식전문식당도 내게됐다.
지난 14일 개업한 이곳은 된장찌개니, 김치찌개니 하는 그저 평범한 음식메뉴로 귀농인들이 잠시나마 태안에서 집과 직장을 구하게 되면 편안하게 들려갈 수 있는 공간이면 족하다.
식당 방 한켠에는 정호씨와 같이 녹록치 않은 태안생활의 벗 40여명의 귀농인들의 대화방으로 꾸며져 누구든 귀농을 얘기하고 태안으로의 귀촌을 꿈꿀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태안으로 이사오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게 빈집정보였어요. 부동산이니 하는 소개업소도 좋지만 실제 귀농선배들의 조언과 충고, 또 정보가 이곳에서는 하나의 컨텐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있는 귀농인들의 모임이 그래서 더 의미있는 것이고요.”
낙천적이지만 조용한 성격탓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은 절대 사양이지만 언제든 귀농ㆍ귀촌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겠다 싶다.
“임관수님 내외분처럼 저희 부부도 귀농인들의 징검다리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태안에서 우리 모두 함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