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Re: 갈등 중...
논란을 일으켰던 장본인들 중의 한 사람이라 어느 정도의 책임을 느끼기에 해명(?)의 글이라도 써야 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을 쓸만한 시간적인 여유를 찾기가 힘들어 갈등 중이기도 하구요.
한번씩 강연을 부탁받으면 한참을 고민해요. 2,3시간 정도의 강연을 해야 되는데, 그때 그때 누구앞에서 하는가에 따라서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예요. 머리속에 들어있는 배경지식만 가지고 무작정 들어가는게 아니라 원고의 초안을 준비하고, 중간중간에 어떤 말을 넣어야 할지, 어떤 예를 제시해야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까 등등 한두 가지가 아니예요.
2,3시간을 위한 그런 과정들 때문에 하루를 완전히 소비하는게 아니라, 본업으로 인해 하루에 몇시간씩 1주일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지금도 비슷해요. 저는 앞서 말씀드리긴 했지만 글보다는 말을 더 좋아해요. 더 설득력이 있거든요.
입으로 할수 없는 말들은 눈으로 통하는 부분도 크거든요.
익명님 말씀처럼 했던 말들을 또 하려니까 손이 잘 움직이지를 않네요. 하지만 제가 썼던 글들이 다른 분들의 글들과 함께 지워졌으니 말씀드리죠.
낼 모레면 40이 될 평범하기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조그마한 사무실에 직원 5명과 함께 일하고 있구요. 어린시절 부모님의 사업실패와 함께 엄청난 빚을 떠안게 됩니다. 무일푼에 다름없는게 아니라, 보통 사람들 자식, 손자까지 떠 맡아도 힘들 빚들을 떠 안은채 사회 생활을 시작합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은 물마시고, 밥먹는것 보다 많이 했었구요.
님께서 천천지구님이 말씀하신 공고를 졸업해서 나름 잘 살고 계신다고 하셨는데요.. 저 역시도 그 분께서 말씀하신 지방 똥통대학교를 나왔구요. 그분은 현재 자산이 얼마인가에 따라서 성공여부를 판가름 하셨지만, 유감스럽게도 저의 지금 현재 자산은 마이너스 몇억 됩니다. 그 분의 논리대로라면 저는 요즘 말로 loser가 되겠네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한때 어려운 형편으로 방황하기는 했지만 공부는 엄청 잘했었죠.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지방 똥통대학교를 나왔구요. 지금 집도 절도 없어서 부모님께 얹혀 살고 있습죠. 그나마도 모두 빚으로 다녔어요. 대학교 가서도 전공 뿐아니라 부자가 되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 전반에 걸쳐 엄청난 공부를 했었죠.
현재 월 수입은 왠만한 사람 연봉을 한두달에 벌어요. 그래서 지금 남아 있는 빚은 크게 신경 안쓰이고, 평소 생활도 와이프에게 근검절약할 것을 주문하진 않아요. 소비가 미덕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거든요. 반면에 저는 돈쓸 시간이 별로 없는지라 한달 순수 용돈은 15만원을 넘기지 못해요. 그나마도 좋아하는 친구랑 한달에 두어번 마시는 소주값이죠. 담배도 한달에 두갑을 안피구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다들 분점을 내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빚이 아직 몇억 있는 상황에서 또 빚내서 분점을 내는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수 있겠죠. 직원들 월급은 업계에서 10%안에 들만큼 충분히 주고 있구요. 보통 업계 평균 순수익이 2,30%인 반면에, 저는 올해는 70%를 넘겼어요. 작년까지는 5,60%정도 됐었죠.(더 자세한 이야기는 안할께요.) 그래서 그런 점을 인정받아서 주업 외에, 한번씩 강연도 초청받곤 하는데 지금은 솔직히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고사하는 편입죠.
평균 출근 시간은 아침 7시에 하구요. 퇴근하고 오면은 보통 새벽 두시 반에서 세시 쯤 됩니다. 수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토요일, 일요일도 저는 출근을 하기는 하지만 주말에 오전만이라도 누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말에 쳐 자빠 자지말라고 하지만 저는 주말에 쳐 자빠 자야만 일을 할수 있는 사람이구요.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도 저는 이만하면 성공한 사람이예요. 지금 죽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아직까지 집도 절도 없고, 빚이 수두룩하고 똥통대학교를 나왔지만요. 그래서 천천지구님의 의견에 쌍심지를 켜고 반기를 들었었죠.
각설하겠습니다.
님과 함께 그 분(천천지구님)의 논점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약 2,30년 전까지만 해도 머리 좋고, 뜻이 있어서 공고를 일부러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전에는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죠. 오히려 대학교에 가는 사람들이 많이 없던 시절이었고, 지금처럼 개나 소나 들어가려 하는 대학교와는 틀리죠. 그래서 당연히 공고를 졸업하고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았었구요. 현재의 중소기업 혹은 그 이상의 사장님들 중에서는 공고를 졸업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분들이 공부를 못해서 공고를 간건 절대적으로 아니라고 봅니다.
님의 전 글을 몇가지 읽어보니 님께서는 30살 전후의 나이 이실것 같은데요. 님이 고등학교를 다닐때도 2,30년 전과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겠으나, 지금과 비교하면 훨씬 뛰어난 인재들이 있을때 였죠. 하지만 공고의 수준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뜻이 있어서 공고를 가는 학생보다는 인문계 성적이 안되서 가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죠. (이 부분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 가장 조심스럽습니다. 공고를 폄하하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30년 전에 공고를 졸업해서 지금 성공해 있는 분들을 봐라,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니까 니들도 공고 졸업해서 성공해라.
이런 무식한 논리가 어딨나요? 지나가는 개도 웃지 못할 논리가 아닌가요? 그런말을 죽어라 자신이 옳다하고 이야기하고, 반박을 하면 글을 지워버리고, 또 수정해서는 없는 말 지어내서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고, 그런 사람의 말이 듣기 좋아보이던가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가끔 맞는 말을 한다고 해서 그 부분은 절대 동감입니다, 같은 의견입니다 하고 글을 올릴만한 성인군자는 또 얼마나 있을까요? 그럴싸한 말들로 포장을 하니까 그럴싸 하게 들렸던 분들도 분명 있을겁니다.
학생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고, 학교는 오히려 늘었구요. 생활 수준이 높아져서 큰 뜻을 품거나, 혹은 불가피하게 집안 형편상 빨리 기술을 배워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굳이 옷에 기름을 묻히려 하지 않는 시대적 흐름도 반영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엄청난 기술발전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기계들이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판국에 취업을 할 수 있는 분야나 수적으로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해 뉴스에 나왔더군요. 통계를 작성한 이후로 처음으로 대졸자의 취업률이 고졸을 넘어섰다구요. 작년까지는 고졸의 취업률이 높았어요. 하지만 단순히 취업률만 놓고 볼수는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눈높이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죠.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더군요. 요즘 대학교 나와도 예전처럼 멋진 양복 입고, 펜 굴려가면서 일할 수 있는 직종은 분명 줄어들었습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기업들에는 관리부 직원들이 많았었죠. 하지만 각종 관리부가 통합되기 시작하죠. 예전에 모든 관리를 수작업으로 하다가 컴퓨터와 여타 기계들이 대체를 하는데 굳이 높은 인건비 들여서 머리아프게 사람을 쓸 이유가 없어진겁니다.
기업의 사장님들 조차도 이 일은 고졸, 이 일은 전문대졸, 이 일은 4년대 졸 등등으로 구분을 지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다시 시대는 변합니다. 기술이 점점 더 발달하고, 기업에서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반대로 인력은 덜 필요하거나 예전만큼만 있으면 되버린 시대가 왔죠. 정부에서는 상생을 부르짖으면서 직원을 더 채용하라 하지만 실제로 더 채용할 수 있는 부분은 영업쪽 외에는 필요없으니 기업측에서도 환장할 노릇이죠.
저희 동네에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는데요. 연중 기계가 밤새 돌아갑니다. 하지만 한번 들어가보면 사람은 몇명 없어요. 예전에는 제법 됐었는데 말이죠.
시대는 계속 변합니다. 이제는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환경미화원 시험까지 치르고, 그나마도 고졸이 하던 업무를 초대졸이나, 혹은 4년제 대학교 졸업자들이 지원을 하게 되죠. 똑같은 월급을 주는데 처음에는 사장님들이 일단은 채용하지만 얼마 못가서 그만둘거다고 생각을 하게 되지만, 얼마 안가서 사장님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죠.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대학교 졸업한 사람들도 여기서 나가봐야 다른데 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사장님들도 손해볼거 없다는 이해관계가 딱딱 들어맞게 됩니다. 이 부분까지는 현재 진행형이구요.
2050년 쯤 되면 현재 고등학생들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거라고 합니다. 그때쯤 되면 기술이 얼마나 발전해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겠죠. 인력은 어떠할까요? 지금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인력이 더 필요할까요? 지금은 영업쪽 일은 그나마도 채용을 많이 하지만 그때도 장담할 수 있을까요?
2050년 쯤 되면 대학교를 졸업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분명 똥통대학교를 나와서 아무짝에도 연관없는 업무를 할 지언정 점점 대졸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대졸자들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인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한다면 낙오가 될수 밖에 없는 판국이죠.
삼성전자, 현대 자동차가 천년 만년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 될까요? 그들도 변하는 시대를 감지하지 못하면 언제고 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죽을때까지 공부하고 깨달아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겁니다. 시간이 없어 이만 줄이겠습니다.
너무 글이 길어졌네요.
지난 글에도 말씀드렸지만,
말은 하면 할수록 실수를 많이 하게 되지만, 토론은 하면 할수록 발전을 하게 됩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들 얼마든지 함께 하게 되길 바랍니다.
추신 : 이 글을 읽고 계실지 모르겠으나, 탈퇴하신 분의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네요.